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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국정원에서 30년 가까이 블랙요원으로 활동했던 홍 전 차장은 22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3일 후인) 12월 6일 오전 11시 반께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 여야 간사(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에게 2차 계엄이 가능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추정이자 판단이다. 정보보고에 근거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보관료로서 오랜 경험상 최근 상황을 판단해 보니 2차 계엄, 최소한 군사개입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정보위원장께 보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의에 대해 “주관적이라 말할 수 있지만 첫 번째는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다”며 “비상계엄 이후 여러 움직임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잘못됐다. 사과할 부분이다’라고 생각 않고 의지를 꺽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 가지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엄 실패) 다음 날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을 경질했는데, 깜짝 놀란 것은 다음 신임 국방장관을 추가 임명하기 위해 추천을 하는데, 김용현 영향력이 사라진 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후임으로 윤석열캠프 출신인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지명이 김 전 장관의 추천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홍 전 차장은 아울러 계엄 당시 적극 개입했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윤 대통령이 경질하지 않은 것도 2차 계엄 가능성 판단의 근거라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저는 (계엄 동조) 안 하겠다고 하니 경질했는데, 사령관들 등 모든 계엄군 수뇌부는 멀쩡했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있고, 신임 장관도 김용현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기에 계엄 관련 군지휘관들이 건제하다면 언제든 모빌라이제이션(동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국회에 진입할 때는 (사령관들이) ‘누구 지시에 의했다’고 할 수 있지만, 다음 발생할 때는 내란죄 소추 위기의 불안감을 느낄 때였다. 이들 사령관들이 상황에 따라서 첫 번째와 달리 훨씬 더 강하게 군사개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시 시민들이 군인들을 밀어냈다는 점을 들어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군인은 상황에 따라 크게 변한다”며 “첫 번째 국회에 들어가서 그렇게 실패했는데 두 번째 군사개입은 똑같이 사람들이 몰려와서 할까. 군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려고 했을 것이라 추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