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한 달 새 43원 뛴 환율…“1450원 방어 관건”

이정윤 기자I 2024.12.09 18:53:12

9일 환율 1430원 돌파…2년여만 ‘최고’
尹탄핵 파장에 ‘원화 디스카운트’ 심화
외환당국 시장 안정 조치에도 환율 급등
환율 단기 상단 1450원…최악시 1550원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등 이에 따른 후폭풍에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 12월에 접어든 지 채 열흘도 되지 않았지만 원달러 환율은 40원 이상 급등하며 ‘1500원’ 시대를 향하는 중이다.

특히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고 정부가 무제한 유동성 공급 조치를 펼치고 있으나 ‘완화 디스카운트’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 155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 방어에도 ‘원화 팔자’

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19.2원)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무렵이다.

12월 들어 환율은 내내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말 1394.55원에 마감한 환율은 12월 첫 거래일부터 1400원 위로 올라서더니, 3일 밤 비상계엄 이후로는 1410원대에 안착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로 인해 1410원대를 지속하던 환율은 이날 장중 1438.3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 종가 기준으로는 42.45원이 올랐다.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정국 불안이 지속한 데 따른 파장으로 해석된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여당 불참 속에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되면서 불확실성 국면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오는 14일 재처리할 계획을 밝혔고, 계엄 사태 관련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반면 여당은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내세우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국 불안으로 인해 위험자산인 원화를 회피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장중 외환당국의 개입을 비롯해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등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정국이 급변하는 동안 달러화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달러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인한 환율 급등이 아닌, 온전히 원화 자체의 리스크만으로 환율이 오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기 환율 상단 1450원…“최악시 1500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투표 참여 촉구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탄핵 정국이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도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하되 일련의 사태가 원화 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해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 급락, 주요국과의 금리, 통화가치 변화를 고려해도 짧게 보면 원화 고유 리스크가 확대했다”며 “금융 당국의 개입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환율 상단은 1450원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리스크가 직접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다. 환율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영향은 제한적이나,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유동성 움직임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환율이 1440~1450원 내에서 방어되는지 여부가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건전성 악화로 주식에 이어 채권시장 내 외국인 자금 이탈과 내국인 자금 이탈이 가세하며 원화가 약세 압력에 노출되는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에서 환율은 1450원선을 웃돌 것으로 보고, 상단은 1550원까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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