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세무정보·건강도 관리…제4인뱅 도전”

양희동 기자I 2025.01.13 18:11:25

[제4인뱅 출사표]유뱅크 컨소시엄 김성준 렌딧 대표
중소기업·소상공인, 시니어, 외국인 등 3대 포용금융
삼쩜삼 등 주주사 앱에 은행 기능 '인베디드뱅킹'탑재
유뱅크앱서 말로 모든 서비스 가능한 '생성형AI' 구현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를 제대로 도입한 곳은 단언컨대 없다. 은행은 AI에 대한 DNA가 없기 때문이다. 유뱅크 앱에선 음성 인식만으로 모든 서비스·기능을 완벽히 다 쓸 수 있게 하겠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김성준(40·사진) 렌딧 대표가 이끌고 있는 유뱅크 컨소시엄(유뱅크)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시니어, 외국인 포용금융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졌다.

김성준 대표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렌딧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유뱅크의 최대 강점을 “기존 인터넷은행 등 금융권이 하지 못한 세무정보나 건강 상태 등 ‘대안데이터’ 확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오는 3월 25~26일 받을 예정인 가운데 제4인뱅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유뱅크,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6개 컨소시엄이다. 이 중 유뱅크는 렌딧(중금리 대출)과 삼쩜삼(세금 환급), 트래블월렛(외화 송금·결제), 루닛(의료AI), 현대해상(손해보험) 등이 주축을 이뤘다.

김 대표는 “금융사의 모든 신용 소스는 개인신용조회회사(CB사) 등 동일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며 “유뱅크는 세무 정보나 건강상태, 외환 관련 거래 등 CB사 등에 없는 대안데이터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3대 포용금융 대상에게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렌딧은 P2P로 10년간 중금리 대출사업을 해왔다. 기존 금융사가 10개 데이터를 본다면 우리는 대안데이터 파이파라인을 구축해 200개를 보는 차별화하겠다”며 “대안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금융권보다 여신 변별력을 높이면 대출액수는 높이고 금리는 낮춰 포용금융 영역과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유뱅크는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시니어와 외국인 등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은행 지점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포용금융 대상인 중소기업·소상공인, 시니어, 외국인 등은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유뱅크 앱에선 생성형 AI 기술로 지점에서 일을 보는 것처럼 말과 대화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구축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선 망 분리 이슈가 있어 은행 서비스 안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제대로 구축하기 불가능하고, 적극적인 기술 개발도 못하고 있다”며 “유뱅크는 컨소시엄 구성이 마무리 단계인데 주주 구성에서 망 분리 규정을 지키면서도 생성형 AI 기술 구축이 가능한 전문성과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과 논의 중이다”고 했다.

유뱅크는 주주사들과는 ‘인베디드(내장형)뱅킹’ 서비스를 구축, 대안데이터 파이프라인를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기존 은행들은 자사 앱에 모든 기능을 합친 ‘슈퍼 앱’을 만들고 있는데, 유뱅크는 폐쇄형 단일 앱이 아닌 주주사들과 인베디드뱅킹을 통해 데이터 협력을 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하겠다”며 “유뱅크 앱을 깔지 않아도 삼쩜삼 앱 안에서 수신계좌를 개설하고 세금 환급금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트래블월렛 앱, 현대해상 앱 등에 임베디드뱅킹으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뱅크는 다른 컨소시엄들과는 달리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특화은행’은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은행은 여신과 수신이 연결돼 있어 해외도 특화은행 성공이 어렵다”며 “미국엔 ‘실리콘밸리뱅크’란 특화은행이 있었지만 여신·수신이 같은 부류의 특정 고객이라 리스크 분산이 안 돼 뱅크런으로 망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특화은행이 앞으로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은행은 코로나 팬데믹 등 돌발 리스크가 또 오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 탓에 수신 고객의 뱅크런을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김성준 렌딧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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