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격호 한정후견인 최종심 앞두고 반격 시도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왼쪽) 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아버지의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주식 지분에 대해 압류에 나서며 반격을 시도했다.

4~5월께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대법원 확정 판결을 앞두고 패소가 유력한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지분을 사전에 취득, 신동빈(62) 롯데 회장과 다시 경영권 분쟁에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최근 증권사 등 금융업체들로부터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6.8%)과 롯데칠성 지분(1.3%)을 압류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지분의 가치는 총 2100억원에 달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 1월 신 총괄회장에게 부과된 증여세 2126억원을 본인이 스스로 대납하면서 담보로 잡은 주식을 돌려받기 위해 압류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아버지와 거래를 해도 200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드린 것이다. 담보로 잡은 주식을 돌려받으려는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롯데칠성 지분을 확보해 신 회장에게 경영권 반격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중간지주회사 격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중심에 선 계열사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3.96%)에 신 총괄회장 지분(6.83%)을 더하면 총 10.79%로 신 회장의 지분(9.07%)을 넘어선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다툼이 아니라 신 총괄회장이 만드신 전체 롯데그룹이 일부 일본인 경영진 손에 넘어가 있는 것을 되찾아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주식을 압류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면서 속내는 편법을 사용해 롯데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아버지 주식 압류가 또 다른 법적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증여세를 낼 충분한 여력이 있고, 분납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대납으로만 끝이 났으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결과적으로 모두가 우려했듯이 아버지의 주식을 가져오는 데에만 관심이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