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두 관세조치나 비행기·자동차 수입제한 등의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무어 노팅엄대학 국제연구소장은 “베이징의 관세 조치는 양측의 무역전쟁의 한 단계일 뿐”이라며 중국이 더 큰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공고문을 내고 미국산 돼지고기, 폐 알루미늄 등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과일과 견과류, 와인 등에는 15%의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팜벨트(농장 지대가 몰려있는 주)를 노렸다.
그런데 중국이 여전히 대두와 비행기, 자동차 등을 건드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0억달러(63조3000억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수준의 관세를 물릴 것을 대비해 이 조치를 남겨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6일까지 중국의 하이테크 업체 등을 중심으로 관세 부과대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궁중 대외경제무역대 경제학 교수는 “대두는 중국에게 매우 효과적인 무기”라며 “미국이 추가 조치를 취하기만 하면 중국은 대두와 자동차, 비행기 등으로 대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의 최대 수입국으로 지난해 3000만톤에 이르는 미국산 대두를 수입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이 아닌 브라질로 수입처를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비행기 수입 제한도 중국이 들고 있는 카드 중 하나다. 보잉은 연간 4만1000여대의 비행기를 생산하는데 이 중 7000대를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이 보잉 대신 유럽의 에어버스 수입에 나선다면 미국에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제이슨 리드 미국 노터데임 대학교 교수 역시 “이제 공은 트럼프 행정부로 넘어간 상태”라며 “30억달러 규모의 128개 상품에 대한 관세 자체는 무시할만한 수준일지 몰라도 미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까지 중국에선 본격적인 무역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수출 의존도가 과거보다 줄었다 해도 여전히 수출 비중이 높은 데다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는 만큼 미중간 통상 갈등이 발생하면 중국이 입는 피해가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도 미국의 도발에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관영언론들도 거들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논평을 내고 “미국이 계속해서 자기 고집 대로만 행동하며 보호주의 행보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반드시 대등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은 무역전쟁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의가 우리 손에 있는 만큼 전쟁에는 전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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