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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파나마 항구 매각’ 홍콩회사와 신규 거래 중단 지시”

김윤지 기자I 2025.03.27 14:53:51

파나마 항구 매각, 中 당국 심기 건드려
中당국, 리카싱 일가 투자 현황도 검토
블룸버그 "트럼프 자축에 中정부 더욱 민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홍콩 재벌 리카싱 일가와 관련된 기업들과의 신규 거래를 당분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카싱 일가가 소유한 홍콩 기업 CK허치슨 홀딩스이 파나마 운하 인근 2개 항구 운영 지분을 미국계 회사로 매각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사진=AFP)
소식통은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주 국영 기업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면서 기존 거래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침에 따라 국영 기업은 리카싱 일가와 관련된 사업 활동에 대한 승인을 즉시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규제 당국은 현재 리카싱 일가가 국내외에 보유한 투자 현황을 전면 검토 중이며, 파나마 항구 매각과 관련해 국가 안보 및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CK허친슨이 파나마 항구를 매각하자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 정부가 리카싱 일가를 정조준해 압박을 가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CK허치슨의 전체 매출 중 홍콩과 중국 본토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고 중국 국영기업과의 거래는 제한적이나 리카싱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자회사들은 중국 본토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228억달러(약 33조원)로, 지분 조정을 거쳐 CK허치슨이 얻는 수익은 190억달러(약 27조원)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매각을 “중국의 영향력에서 파나마 운하를 되찾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하면서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인프라 애널리스트 데니스 웡은 “항만 매각을 통해 190억 달러라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국 및 홍콩 내 사업 차질 가능성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흥미로운 점은 중국 정부가 신규 거래 중단 지시를 내리기 직전에도 리카싱의 차남인 리처드 리(리저카이)가 중국발전포럼(CDF)에 초대됐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 정부가 일가 전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은 아니라는 증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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