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4명 첫 탈락했지만…친윤 인사 대부분 포함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8일 오후 서울·경기·대구·경북·경남 등이 포함된 24곳 지역구에 대한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5일 1차 경선 지역구(19곳)에 대한 발표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전체 253개 지역구 중 158곳(단수 추천·우선 추천 포함)에 대한 심사를 마친 셈이다.
이날 경선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친윤으로 평가받는 원내·원외 인사가 상당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특히 처음으로 현역 의원 4명의 원외 인사에 밀려 첫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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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첫 현역 탈락 사례가 나왔지만 이미 공천 레이스가 절반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 소수에 불과한데다 전·현직 당 지도부가 손을 들어줬던 인물들이 승리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덜했다는 평가다.
보수당 텃밭으로 불리는 TK·PK 지역에서는 중진 현역의원들의 불패가 이어졌다. 울산 남구을에서는 김기현 전 대표가 박맹우 전 울산시장을 꺾으며 5선에 도전하게 됐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6선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또 친윤으로 꼽히는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과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도 이변 없이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3선을 바라보게 됐다.
대통령실 핵심 인사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경기 분당을에서 김민수 당 대변인을 꺾었으며,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은 사천·남해·하동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신인에게만 험지 강요…공천 시스템 바꿔야
총선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 국민의힘 후보자가 전체 지역구의 절반 이상이 확정됐지만 청년과 정치 신인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청년과 인재 영입을 통한 정치 신인에게는 험지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현역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된 시스템 공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결선을 치르기로 한 3개 지역구(부산 동래·대구 중남·경북 포함 남울릉)를 제외하면 국민의힘에서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 후보는 현재 155명이다. 이 중 30·40대는 19명(전체 12%)에 불과하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 청년 후보 비중(약 20%)과 비교하면 청년층에게 오히려 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당이 인재 영입하거나 공천을 확정한 젊은 신인들은 대부분 험지로 밀려났다. 열세인 서울 지역에서 전상범(강북갑)·이승환(중랑을)·김재섭(도봉갑)을 비롯해 김효은(경기 오산)·이수정(경기 수원정)·박은식(광주 동남을) 등이 그 대상이다. 이날에는 국민 인재로 영입된 이영훈 전 JC중앙회장은 경기 군포 경선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반면 현역들의 희생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앞서 당 혁신위원회가 제시했던 희생 요구에 응답했던 현역은 3선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 불출마,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의 서울 험지 출마가 전부다. 이외에 서병수·김태호·조해진·박진 등 중진 의원들은 각각 부산 북강서갑·양산을·경남 김해을·서울 서대문구에 전략 공천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시스템 공천을 표방하면서 현역 불패를 조성하거나 중진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판을 만들었다”며 “TK·PK·강원 일부 지역 등 보수당 현역이 절대 유리한 지역이나 친윤 핵심 인물들에게는 현 기준보다 더 불리한 감점을 적용, 신인에게 더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