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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최훈길 강신우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여야 수뇌(首腦)간 공감대가 하루 만에 삐거덕거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합의에 따라 정부안의 공식화를 요청한데 대해 정부가 뚜렷한 입장을 표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정부 차원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발의까지 요구했고, 여기에 새누리당이 다시 반발하면서 확전 양상까지 띠었다. 정가발(發) 파장이 심상치않자 정부는 뒤늦게 “정부안을 제출할 용의가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김무성 “정부안 공식화하면 야당안도 제시해야”
김무성 대표는 18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는 (이미)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비공식적으로 기초 제시안을 공개했다”면서 “양당 대표가 합의한대로 정부는 제시안을 공식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정부안이 공식화되면 새정치연합 역시 약속한대로 개혁안을 제시하고 공무원단체도 자신의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개혁안조차 내놓지않는 야당과 공무원노조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면서도 “이제는 우려보다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요구는 당장 정부가 법안을 발의하라는 뜻은 아니다. 정부발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려면 수개월이 걸리고, 이는 곧 대타협기구의 무력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구두 선에서라도 공식화를 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의 기초 제시안은 이미 공개돼있기도 하다. 정부는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1차’ 제시안을 냈으며,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달 5일 대타협기구 전체회의에서 ‘2차’ 제시안까지 공개했다.
정부안은 여당안과 거의 비슷하다. 재직자와 신규자 공무원의 기여율 조정을 비롯해 연금수급 연령 연장, 공무원 월 소득액의 상한 강화, 소득재분배 효과(최근 3년 전체 공무원 평균보수 50%+개인 전체 재직기간 평균보수 50%) 등의 내용은 똑같다. 이혼시 분할연금을 도입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겨있다.
재직 공무원의 퇴직연금 지급률 정도만 정부(현행 평균소득의 1.9%에서 1.5%로 인하)와 여당(현행 1.9%에서 2016년 1.35% 인하후 2026년까지 1.25%로 인하)의 입장이 약간 다르다. 다만 이마저도 여당안이 민간 수준의 퇴직금을 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 소득대체율은 대동소이하다.
정부, 입장 없다가 선회…“정부안 제출 용의있다”
정부는 당초 공식화 여부를 두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안을 발표할 경우 단체협약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자체안을 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정부와 공무원노조는 지난 2007년 12월 단체협약을 맺었다. 단체협약 제39조를 보면, 정부는 공무원연금제도 개선시 이해당사자인 조합과 공직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돼있다. 이 때문에 이근면 처장도 2차 제시안을 밝힐 당시 “확정된 정부안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어 파장이 커지자 입장을 다소 선회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국회의 요구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내 논의를 위한 정부안을 제출할 용의가 있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정부안을 제출할지 등 각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野 반발 “정부 법안 발의해야”…與 “현실성 없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파장은 거셌다. 야당은 당장 정부안 공식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인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부안이 성립되려면 국무회의를 통해 입법화되는 것을 말한다”면서 “이미 정부가 안(기초 제시안)을 내놨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야당안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공개할 생각”이라면서 “어제 문재인 대표가 합의한, 정부안이 나오면 공개한다는 게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다시 즉각 반박했다. 대타협기구 종료시한이 코 앞인 상황에서 정부발의 법안을 낸다는 것은 곧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권은희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현실성 없는 주장이 전제돼야만 야당의 자체안을 내겠다는 것은 결국 절대 내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어제 여야 대표간 합의를 뒤집는 거다. 문재인 대표는 어제 말한 정부안이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불똥은 대타협기구의 한 축인 공무원노조에까지 튀었다. 공무원노조총연맹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와 노조간 단체협약을 거론하면서 “김무성 대표가 말하는 정부안이 성립되려면 정부와 노조간 교섭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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