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윤리위원장 선임하며 '반격'…퇴진파, '비상회의' 열고 대책 도모

박경훈 기자I 2019.07.24 15:54:23

24일 최고위, 퇴진파 집단 보이콧 속 평온하게 진행
孫, 윤리위원장 선임하며 칼날 빼내…당권파 '강경' 분위기
'손학규 사퇴 종용' 관련 진상조사委도 출범 전망
퇴로 없는 퇴진파 "결국 보수 빅텐트로 헤쳐 모일 것"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오신환 원내대표의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윤리위원장 임명으로 ‘반격’의 칼날을 뽑았다. 퇴진파(유승민·안철수계)는 집단 보이콧으로 응수했다. 특히 퇴진파는 25일 ‘비상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권의 무게추는 손 대표로 쏠렸다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난장판 최고위원회’ 후 이틀 만에 열린 24일 최고위는 퇴진파의 집단 보이콧 속 차분한 분위기에 진행됐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최고위 불참을 설명하는 입장문을 내고 “손 대표는 더이상 사욕으로 당을 망가뜨리지 말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즉각 혁신위 결정에 승복하라”고 비판했다.

반면 손 대표는 지난 소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공석 중인 윤리위원장에 안병원 전 국민의당 감사위원장을 낙점했다. 안 신임 윤리위원장은 임명식에서 “사심을 멀리하고 오로지 공도(公道)로 나가 당이 새롭게 도약하는데 신명을 받쳐 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사실상 징계의 칼날을 뺀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당권파 분위기가 강경하다. 당장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은 단식 중이던 권성주 혁신위원의 쓰러짐을 놓고 논쟁하던 한 퇴진파 혁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할 계획이다. 또다른 당권파 고위관계자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나는 아주 독한 마음을 먹었다”며 “막말과 거짓말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리위가 본격 가동되면 난장판 사태 징계와 별개로 임재훈 사무총장·조용술 전 혁신위원 등이 제기한 유승민 전 대표, 이혜훈 의원 등에 대한 ‘손학규 퇴진 종용설’과 관련한 진상규명위원회가 설치될 예정이다. 임 총장 측은 “유 전 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 대표 퇴진을 종용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 전 대표는 “손 대표 퇴진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맞서는 중이다.

당 안팎에서는 유 전 대표에 대한 진상조사가 손 대표 입에서 나온 것만으로 양측이 완전히 갈라섰다는 분석이다. 수세에 몰린 퇴진파는 당 상황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바른미래당 정상화를 위한 전현직 지역위원장 비상회의’를 25일 열 예정이다. 다만 퇴진파, 특히 소수세력인 바른정당계 입장에서는 탈당해 세력화하기도, 당장 자유한국당 복당을 택하기도 현실적으로 모두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그간 손 대표의 행동을 봐서는 당을 하나로 끌고 가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면서 “바른정당계도 결국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일어나면 보수 빅텐트 속으로 헤쳐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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