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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서부 도시 쿠흐다슈트의 금요기도 지도자 알리 세파반드는 지난주 “범죄자 미국과 힘으로 싸울 수 있도록 우리는 핵무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숨진 지휘관들의 사진으로 뒤덮인 기도회장에선 신도들이 “핵 억지력은 우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외쳤다.
지난달 30일 테헤란 금요기도에선 기도 지도자 모하마드 자바드 하지 알리 아크바리가 핵 원칙 변경은 “국가적 요구”라고 선언했다. 신도들이 과거 관제 집회 단골 구호인 “핵에너지는 우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외치자 그는 웃으며 “옛날 구호다. 우리는 이미 훨씬 넘어섰다”고 했다.
한때 강경파의 비주류 주장이던 핵무장론이 공론의 중심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란 지도부가 전쟁 재개를 막으려 외교전을 펴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전쟁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공격 이후 커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론에도 최근 정치·종교계 인사들이 잇따라 가세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도부가 이를 조율하거나 최소한 용인하고 있다고 본다. 테헤란의 외교 전문가 모하마드 가데리는 NPT 탈퇴가 지도부 내 소수 의견에서 다수 의견이 돼 가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위협이 이어지면 NPT 탈퇴가 억지력 확보의 핵심 단계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핵무기 금지’ 칙령 무력화…“금기는 사라졌다”
이란 관리들은 수십년간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핵무기 개발·사용을 금지한 종교 칙령(파트와)을 공개 지지해왔다. 이 칙령은 군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핵무기 개발도 막았다. 다만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핵무기에 쓸 수 있는 수준에 가깝게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보고해왔다. 미국 등은 2015년 핵합의로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년 뒤 탈퇴했다.
지역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전략은 핵 의도를 모호하게 남겨 핵보유국이 되지 않고도 공격을 막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지난해 6월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인 두 차례 전쟁을 막지 못했고, 하메네이 자신도 지난 2월 전쟁 중 숨졌다.
중동 독립 매체 암와즈미디어 편집장인 이란 전문가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는 “(하메네이는)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않은 상황을 만들어 갖지도 않은 폭탄의 대가를 치렀다”며 “이제는 궁극의 무기가 없으면 언제든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처분에 놓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금요기도 지도자들이 잇따라 칙령에 사실상 도전하는 데 대해선 “금기는 사라졌다. 전환의 종교적 토대는 마련됐다. 문제는 전략적·정치적 전환이 뒤따를지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인식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9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그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었다면 최고지도자에게 전화해 ‘안녕하십니까, 해드릴 일이 있습니까’라고 했을 것”이라며 “그를 흠씬 폭격하는 대신 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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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까지 논의가 닿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모흐센 레자에이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1일 국영TV 인터뷰에서 “아직 새로운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지금 논쟁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전쟁 이전의 원칙을 유지할지 여부”라고 밝혔다.
협상용 카드라는 해석도 있다. 워싱턴의 중동 연구단체 DAWN의 이란 전문가 오미드 메마리안은 카타르가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에 나선 상황에서 레자에이가 논쟁에 뛰어든 건 미국을 합의로 압박하려는 것일 수 있다며 “협상이 실패하면 다른 길로 가겠고, 그 대가는 클 것이라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등 개혁파는 여전히 평화적 핵 원칙을 지지한다. 전직 외교관 쿠로시 아마디는 개혁 성향 일간지 샤르그 기고에서 핵무기 찬성 발언이 쏟아지는 건 “또 다른 전쟁을 막으려는 관리들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들어 위험하다”며 폭탄을 갖기 전까진 오히려 공격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의 시나 투시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지도부 대부분이 제거되고 기반시설이 파괴된 뒤로는 핵 선택지 반대론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그는 “자제론자들의 핵심 고민은 핵 문턱 아래 머물러 이란이 무엇을 얻었는지 설명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 공격은 “워싱턴이 막겠다는 바로 그 핵무기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