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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전시 보러 가요" 백화점이 '몰입'에 힘주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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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05.15 13:30:29

도슨트 투어·예술 전시 잇따라…‘문화 공간’ 확장
Z세대 경험 소비 공략…체류 시간·충성 고객 확대
“제품만 팔아선 안돼…예술이 콘텐츠 되는 시대”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백화점과 아울렛 등 판매 채널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곳에서 더 나아가 예술을 감상하고 체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분위기다. 도슨트(전문 해설) 투어나 갤러리 협업 전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 속에서도 오프라인 채널만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고객들이 롯데타운 명동 아트 페스타를 즐기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전문 큐레이터(전시 기획자) 조직을 운영하거나 외부 갤러리와 손잡고 전시·투어·이벤트 등을 활발하게 기획하고 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구매를 넘어선 경험을 제공해 체류 시간과 충성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롯데백화점은 디자인센터 내 ‘아트 콘텐츠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최근 진행 중인 ‘롯데타운 명동 아트페스타’는 을지로입구역부터 본점까지를 마치 하나의 야외 갤러리인 듯 꾸몄다. 8m 높이의 벌룬 조형물, 공중에 매달린 5m 크기의 조형물 등 다양한 형태의 스티지를 만나볼 수 있다. 스티지는 호주 출신의 아티스트 ‘브롤가’가 행사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캐릭터다.

롯데백화점은 행사를 매년 정례화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앞으로 명동의 대표 봄 축제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술은 오프라인 유통 공간만이 줄 수 있는 몰입형 콘텐츠로 고객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아트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 등 전국 7개 점포에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본사에도 20여명의 아트 전문 인력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본점 헤리티지 뮤지엄 ‘명동살롱’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1950~60년대 명동 일대 근대 건축과 도시 문화를 조명했다. 건물 자체가 문화유산인 본점에서의 전시는 장소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이 본점 헤리티지 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명동 살롱: 더 헤리티지(The Heritage)’ 전시회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은 전문 전시 시설 ‘알트원(ALT.1)’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전문 전시관 수준의 항온·항습, 보안 시스템까지 갖춘 대규모 상설 전시 공간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규모 갤러리 ‘로빌런트+보에나’와 협업해 국내 첫 전시회 ‘서양 미술 800년전’을 개최했다. 주말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관람객 발길이 이어져 백화점 내 갤러리의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백화점뿐 아니라 아울렛 호텔도 문화 공간 조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매장 곳곳에 전시와 공연,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한 ‘복합 문화공간’ 전략으로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는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조선 팰리스는 400여점에 달하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일부를 도슨트 투어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워커힐호텔 역시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와 손잡고 루프탑에 작품을 설치하는 등 고객에게 휴식 이상의 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의 문화 공간화 전략은 단순 마케팅을 넘어 구조적인 진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이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대다. 오프라인 판매 채널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체험’과 ‘몰입’이라는 오프라인 고유의 무기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몰링(Malling, 복합 쇼핑몰 체류)’의 개념이 다시 부각되며 미술 전시, 요가 클래스, 북클럽 등과 결합한 유통 공간이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쇼핑만 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감각적인 콘텐츠와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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