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맞춤 금융으로 은행산업 ‘메기’ 될 것”

김나경 기자I 2025.01.16 18:32:08

[제4인뱅 출사표]신서진 한국소호뱅크 컨소시엄 KCD상무
160만명 이용하는 캐시노트 데이터가 ‘킥’
단골지수·매출흐름 반영해 소상공인 대출
"‘부가세 파킹통장’ 등 특화상품 출시할 것"
지자체 지원금 효율적 배분 돕는 서비스도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신용점수가 조금 낮지만 단골지수·재방문율이 높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한국소호뱅크(가칭·KSB)’에 오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를 기반으로 운전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파킹통장에 다음 납세 기간까지 필요한 세금은 최소 잔액으로 유지토록 하는 기능도 더한다. 약 160만명이 이용하는 캐시노트 데이터가 ‘킥’이다. 소상공인 지원정책 정보를 제공하고, 원자재 구입자금이 필요할 때 대출을 해 드리고, 매출 분석까지 해주는 ‘사장님 종합금융 플랫폼’을 만들어 은행산업에 메기 역할을 하겠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KCD) 상무가 16일 서울 강남구 KCD 본사에서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비전에 대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KCD)
한국소호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을 총괄하는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KCD) 상무는 16일 서울 강남구 KCD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160만 사장님이 쓰는 캐시노트를 운영하다 보니 어떤 시점에 금융 니즈가 발생하는지 알고 있다. 은행이 아니라서 자금공급을 하지 못했던 한계를 넘어 소상공인을 위한 자금융통을 하고자 한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소상공인 특화은행’ 비전을 밝혔다.

오는 3월 25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KSB컨소시엄이 내세우는 건 캐시노트 기반 소상공인 특화금융 서비스다. 캐시노트는 매출 분석과 신용점수 관리, 지원금 정보, 식·부자재 온라인 커머스까지 소상공인 버전 ‘네이버·쿠팡’과 같은 종합 서비스 플랫폼이다. 캐시노트가 데이터 분석 중인 거래금액만 522조원에 달한다. 신 상무는 “기존 은행권에서는 사장님 신용점수가 낮으면 아무리 매출 흐름이 좋아도 여신심사가 거절될 수 있다. KSB는 ‘애매한 영역’에 있는 사장님들에게 단골지수, 재방문율, 운전자금 흐름 등 최신의 정보를 토대로 적시에 자금을 공급하는 여신 전략을 취할 것이다”며 “사장님들이 높은 금리를 내고 2, 3금융권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자금융통의 모든 여정을 상품·서비스에 녹이는 것도 특징이다. 신 상무는 “소상공인들은 납세 기간마다 목돈 수요가 발생한다. 지난해 소득을 바탕으로 부가세 납부를 위한 목돈이 얼마 필요한지 알려주고 파킹통장에 일정 금액 이상을 유지토록 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며 “파킹통장에도 이러한 맥락을 담아 타 은행과 차별화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부가세 파킹통장, 소상공인 전용 수신계좌 등 특화상품을 발굴한다. ‘정부 지원금 정보 제공→추가 자금 필요 시 특화 신용평가를 통한 대출 실행→합리적 운전자금 운용 제안을 통한 상환능력 제고’ 등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대출 연체율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신 상무는 “AI 기술을 어떤 데이터와 결합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핵심이다”며 “관련해 AI·빅데이터 기술 이미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은행업 진출 초기 고객기반 확보에도 강점이 있다. 신 상무는 “캐시노트 사용자 160만명은 각자가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장님들이다. 월간 앱 사용시간도 70분으로 기존 은행 앱 평균 사용시간(15분)보다 월등히 길다”며 “캐시노트 사용자들이 KSB 고객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적인 자산증대 전략이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개인고객 유치에도 ‘연결과 확장’ 전략이 유효하다는 게 KCD컨소시엄 관측이다. 신 상무는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 가게와 거래하는 식·부자재 기업, 단기 알바생 모두 KSB의 고객이 될 수 있다”며 “새로 생긴 학원의 강사가 재직기간이 짧단 이유로 신용대출을 거절당한다면 KSB는 학원의 매출 흐름·학생 수 등을 보고 대출을 내줄 수 있다. 개인으로도 고객군을 자연스레 늘리게 된다”고 말했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KCD) 상무가 16일 서울 강남구 KCD 본사에서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비전에 대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KCD)
공급망 금융을 통해 ‘라이콘(강한 소상공인)’을 키워내는 것도 기존 은행권 역할을 보완하는 대목이다. 현재 캐시노트에서 대용량 식·부자재 온라인 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통에 금융을 접목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소상공인에게 초기 자금을 대출해주고 소상공인 대상 공급망금융도 활성화할 수 있다. 규모를 키운 소상공인에는 스케일 업에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대출하는 식으로 소상공인과 동반 성장하는 모델이다. 신 상무는 “사장님 입출금계좌 평균잔액이 개인 고객보다 많아 기본적인 자산 규모가 큰 고객이 대거 유입돼 은행업 진출 초기에 자산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금 조달방안과 관련해 신 상무는 “우리은행, 우리카드, 아이티센 등 현재까지 공개된 기업 외에도 유동성 보충을 확약할 ‘대형 파트너 기업’이 있다”며 “원활한 증자를 위한 파트너가 확실하고 그다음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자체 자금조달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경제 자금 공급을 위해 지자체와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 상무는 “지자체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쓸 지가 중요하다”며 “지원금 모니터링 사업을 발전시켜 지방 자금공급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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