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수익, 조회수 수익의 3배" …커머스 돌풍 일으키는 유튜버들

김아름 기자I 2025.01.13 18:29:24

[유튜브 쇼핑, 무서운 성장세]
허팝·침착맨 등 유명 크리에이터 진출
조회수 의존도 줄고 수익 다변화
유튜브 참전 이커머스 시장 지각변동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배드민턴 유튜브 채널 ‘풀스윙’은 올해 이커머스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전환했다. 하반기에는 영상 조회수 기반의 수익보다 이커머스에서 얻은 수익이 3배 이상 많았다. 유튜브 쇼핑을 통해 판매한 의류와 굿즈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구독자 71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김복준의 사건의뢰’는 범죄 해결 스토리를 주요 콘텐츠로 다룬다. 이 채널은 60개 중소기업의 300여 종 상품을 유튜브 쇼핑을 통해 판매한다. 수익을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취지를 밝혀 응원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유튜브 쇼핑’은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이커머스에 뛰어들고 있으며, 유튜브 콘텐츠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영상 조회수→이커머스, 수익구조 바꾸는 크리에이터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허팝(426만), 침착맨(267만), 도티(234만), 노빠꾸탁재훈(180만)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과 중소상공인들이 유튜브 쇼핑에 진출했다. 아울러 크리에이터가 협력사의 상품을 유튜브 쇼핑으로 판매하는 협업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지난 6월 카페24와 구글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 기능을 도입한 채널의 ‘스토어 탭’이나 영상 내 아이콘을 클릭하면 시청자가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는 팬들이 크리에이터를 응원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있다.

업계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조회수 수익 의존도를 줄이고 이커머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크리에이터 수익의 10% 미만이 영상 조회수 기반으로 발생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권혁중 서울사이버대 온라인커머스학과 겸임교수는 “영상 콘텐츠 플랫폼들이 유료 광고 거부 옵션을 제공하면서 크리에이터의 조회수 수익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콘텐츠 생태계의 성장을 위해 이커머스 등 수익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풀스윙 채널의 신두호 대표는 “영상 콘텐츠와 이커머스 기능의 연동은 새로운 상품 판매와 마케팅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유튜브 쇼핑의 강점은 매출 상승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2억 명인 미국 크리에이터 미스터비스트는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의류, 초콜릿 등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쇼츠에 최적화된 유튜브 커머스

최근 드라마도 1~2분 분량으로 제작되는 등 쇼츠(짧은 동영상)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쇼핑이 쇼츠에 적합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카페24의 유튜브 전용 스토어 기능은 쇼츠 영상에 쇼핑 아이콘을 추가해 시청자가 클릭 한 번으로 상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쇼츠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상품 판매량도 증가하는 구조다.

프로야구단 LG트윈스는 7월에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도입, 주요 굿즈를 쇼츠로 판매하고 있다. 유니폼, 모자, 키링 등 다양한 굿즈가 쇼츠를 통해 소개되며, MZ세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패션 유튜버 소신사장도 쇼츠를 활용해 의류 판매를 늘리고 있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핵심 코디를 간결하게 전달하는 쇼츠 영상이 인기를 끌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출근 전 몇 초만 보면 그날의 패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신민정 소신사장 대표는 “쇼츠는 브랜드와 상품의 핵심 강점을 짧은 시간에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다”며, 이커머스 기능을 더해 고객들의 빠른 구매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패션 유튜버 소신사장 유튜브 쇼핑 페이지 (사진=카페24)
전문가들은 쇼츠를 통한 상품 소개가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구매 결정을 유도한다고 분석하며, 향후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이 방식을 활용한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0월 유튜브 쇼츠의 길이 제한을 1분에서 3분으로 확장하고, 향후 몇 달 간 추가적인 기능 업데이트를 예고하기도 했다.

◇격변의 韓 이커머스 시장에 유튜브 ‘돌풍’ 예고

네이버, 쿠팡과 신세계·알리비바 합작사에 이어 올해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유튜브는 여전히 동영상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구매처는 네이버(49.1%), 쿠팡(15.1%), 인스타그램(9.1%), 카카오(7.9%), 유튜브(6.4%) 순이었다. 올해부터 유튜브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며 국내 플랫폼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기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률은 2021년 20%, 2022년 10%, 2023년 9%, 2024년 7%(추정치), 2025년 9%(추정치)로 집계됐으며, 유튜브 쇼핑이 포함된 라이브 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023년 1%에서 2024년 3%, 2025년 8%, 2026년 14%, 2027년 21%, 2028년 28%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튜브 쇼핑의 국내 거래액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2028년에는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튜브 쇼핑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률을 크게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의 국내 라이브 커머스 점유율은 2028년까지 28%로 증가해 선두를 달리는 네이버의 아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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