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11일 총파업 예고…"정치파업, 경영환경·민생 악화"

이다원 기자I 2024.12.10 16:21:41

10일 중앙집행위…전면파업 가능성도
완성차 노조 가세 땐 생산차질 확대
생산과 내수·수출 전망 ''마이너스'' 인데
"산업 넘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 줄 수도"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11일부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미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노조가 부분파업으로 약 6000대 생산 차질을 빚은 가운데, 전면 파업이 현실화되면 완성차 산업과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이 예상된다.

지난 5일 오후 울산시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전면 파업을 포함한 세부 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4일 금속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으면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지침을 세운 바 있다. 이에 금속노조 소속인 국내 완성차 노조 대부분은 지난 5~6일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현대차,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노조는 이틀간 주야 2시간씩, 총 4시간에 걸친 부분파업을 한 바 있다. 기아 노조는 확대 간부들이 하루 2시간 파업했다.

이번 부분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 물량은 현대차만 약 5000대 규모로 추산된다. GM 한국사업장은 1000대 안팎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파업 규모가 커져 완성차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 생산 차질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침체 그림자가 드리운 완성차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연간 완성차 생산 물량은 총 412만 9000대가량으로 추산된다. 올 하반기 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 등 일부 완성차 업체와 현대트랜시스를 비롯한 부품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난항을 겪으며 파업에 나서며 물량이 줄었다. 또한 KAMA는 올해 내수 완성차 시장 규모를 기존 170만대에서 163만 9000대 규모로 하향 조정했다. 전년 대비 감소 폭도 2.8%에서 6.3%로 커졌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며 호황이던 완성차 수출 전망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KAMA는 내년 완성차 수출 전망치를 올해 대비 3.1% 줄어든 270만대로 제시했다. 최대 수출처인 미국 통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수출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생산량 전망치 역시 1.4% 줄어든 407만대로 예상했다. 내수는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1.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마저도 정국 혼란 여파에 불확실성이 더욱 큰 상황이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5일 오후 서울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관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계 안팎에서 이번 ‘정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완성차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적 사건 때문에 우리 경제가 대외적으로 좋지 않은 신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파업까지 단행한다면 국가적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자본 조달 비용 증가, 마케팅 환경 악화 등 기업 경영 환경도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우리나라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과 사회 혼란이 더해져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사회 혼란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경총은 “노사가 경제 회복을 위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와 일자리의 어려움은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노동계도 책임 있는 경제주체로서 파업보다는 사회 안정과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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