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트럼프·시진핑 다시 만난다…AI·무역 경쟁 속 안정 모색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신수정 기자I 2026.09.22 14:41:1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시진핑 10년 만에 워싱턴 방문…트럼프 복귀 후 세 번째 정상회담
고율관세 충돌은 진정됐지만 AI·첨단기술·기업 제재로 전선 이동
美, 국가안보 위협 AI 사고 ‘통보 메커니즘’ 제안…대만·이란도 쟁점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율관세 충돌을 뒤로하고 다시 마주앉지만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을 둘러싼 양국의 경쟁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양국 모두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빅딜’보다는 경쟁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관리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트럼프·시진핑, 24일 관세·AI·대만 ‘담판’. (사진=연합뉴스)
트럼프·시진핑, 24일 관세·AI·대만 ‘담판’. (사진=연합뉴스)
AP통신은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워싱턴에서 시 주석을 맞는다며 양국의 경제·기술 경쟁이 AI를 중심으로 오히려 격화하는 가운데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보도했다.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은 10년 만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세 번째다.

미국과 중국 모두 이번 회담에서 대규모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AI와 무역에서는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계속하고 대만과 이란 등 지정학적 현안에서도 서로 영향력을 확보하려 하지만, 정상 간 대화를 통해 불안정한 양국 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정책을 자문하고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최근 중국을 방문한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두 정상이 만나 대화하고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회담 결과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이톈카이 전 주미 중국대사도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미중 사이에는 “항상 문제가 있고 때로는 매우 큰 문제도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세계 경제를 위협했던 고율관세 충돌에서는 일단 물러섰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 제품에 잇따라 높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전기차부터 전투기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광물 공급을 제한하며 맞섰다.

그러나 관세전쟁이 진정됐다고 경쟁 자체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을 줄이는 동시에 국가안보와 세계적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첨단기술 우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중국도 최근 수년간 경제·기술·군사력을 키워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면서 국제질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에번 메데이로스 아시아그룹 선임고문은 양국이 추구하는 안정은 “매우 경쟁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경쟁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피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다웨이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소장은 양국이 상대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첨단기술의 이동을 제한하면서도 관계 전반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정상”에 진입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상들이 이제 양국 정부가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경쟁의 새로운 핵심 전선은 AI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해왔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AI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첨단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등 기술 통제를 강화해왔다. 중국 역시 자체 AI 모델과 반도체 생태계를 키우며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AI 위험 관리에서는 제한적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뉴욕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한 뒤 미국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AI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대국에 이를 알리는 새로운 ‘통보 메커니즘’을 중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세계 1위와 2위 AI 강국 사이에서 불투명성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율관세 대신 개별 기업과 특정 제품을 겨냥한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양국은 광범위한 보복 조치로 무역 휴전을 깨는 것은 피하면서도 상대 기업을 제재하거나 특정 제품의 거래를 막는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다.

미라 랩후퍼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 방문연구원은 양국이 정상 차원의 관계 개선 흐름은 유지하면서도 “경쟁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서로 시험하고 탐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 통신·감시장비를 비롯해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과 관련됐다고 판단한 기업, 중국의 첨단 로봇과 드론 등을 겨냥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도 미국의 압박에 맞서 대응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 문제도 정상회담의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긴장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높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보류했다. 다만 미국 국내법은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근거를 두고 있어 양국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란 문제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기대하지만 중국은 이란과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마주할 과제는 경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관리하는 데 가깝다. 무역전쟁 당시의 전면적인 고율관세 충돌에서는 물러났지만 AI와 첨단기술, 기업 제재, 대만과 이란을 둘러싼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