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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신인도 높을수록…정치·경제 불안기 회복력↑”

정두리 기자I 2025.01.23 15:49:19

한은, ‘주요국 정치·경제 불안기의 금융여건 점검 및 평가’
그리스 채무위기, 美·英 위기보다 충격 지속 기간 길어
‘대외부문 건전성 취약’ 튀르키예, 쿠데타 실패후 금리 급등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경제 펀더멘털과 대외부문 건전성이 양호할수록 정치·경제 불안기에 금융시장 회복이 빠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23일 한국은행은 ‘주요국 정치·경제 불안기의 금융여건 점검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최근 기축통화국 3개국(△2010년 그리스 채무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6년 영국 브렉시트)과 비기축통화국 3개국(△2006년 태국 군사쿠데타 △2016년 튀르키예 쿠데타 실패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 등 과거 주요국의 정치·경제 불안 사례가 각국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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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축통화국의 정치·경제 불안기에는 그리스의 금융시장이 미국·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충격 지속기간도 길었다. 미국, 영국의 주가는 일시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나 비교적 신속하게 회복된 반면, 그리스는 충격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통화가치의 경우 위기 이후 미 달러화는 강세, 파운드화 및 유로화는 큰 폭 약세를 보였다. 미국 영국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국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며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한 반면, 그리스는 디폴트 우려로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튀르키예 금융시장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다. 쿠데타 충격이 있었던 태국과 튀르키예는 위기 발생시 모두 일시적인 주가 충격이 있었으나, 튀르키예가 태국에 비해 충격이 컸고 회복도 느렸다.

통화가치의 경우 태국 바트화는 쿠데타 직후 일시적 하락 후 강세를 이어갔으나, 튀르키예 리라화는 정치불안 이후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다. 태국, 홍콩의 국채금리는 정치불안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튀르키예는 위기 직후 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사례와 실증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경제성장률, 정부부채비율 등 경제 펀더멘털과 외환보유액 및 경상수지비율 등 대외부문 건전성이 양호할수록 정치·경제 불안기에 금융시장 회복이 빨랐다.

기축통화국의 경우, 불안기 주식시장 충격이 단기간에 끝났던 미국과 영국은 그리스에 비해 경제성장률, 정부부채 비율 등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했는데, 이는 정치·경제불안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경제 펀더멘털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튀르키예가 불안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이는 성장률 및 정부부채비율 뿐만 아니라 대외부문 건전성에 따라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튀르키예는 태국, 홍콩 등에 비해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등 대외부문 건전성 지표가 취약한 편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축통화국은 성장률이 높을수록, 정부부채 비율이 낮을수록 주가 회복률이 높았으며,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성장률과 정부부채비율도 중요하지만, GDP대비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클수록 회복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홍콩의 경우 대외부문 건전성이 양호했음에도 위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실물경제도 영향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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