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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한 시즌 200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2014년 서건창과 2024년 빅터 레이예스(롯데)에 이어 최원준이 세 번째다. 한국 선수로는 서건창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같은 날 레이예스도 200안타를 넘어서면서 처음으로 한 시즌에 두 명의 200안타 타자가 탄생했다.
경기 뒤 만난 최원준은 기록의 비결로 겨울의 준비와 마음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심리적으로 많이 압박받고 쫓겼던 것 같다”며 “별것 아닌 일에도 크게 받아들이면서 힘들었다”고 했다.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불렀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염려했다. 최원준은 “그렇게 되지도 않은 일이 많은데 너무 크게 받아들였다”며 “그러다 보니 제가 진짜 그렇게 돼버린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달랐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도 감정에 오래 매달리지 않았다. 그는 “올해는 그런 부분에서 성숙해진 것 같다”며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게 늘면서 제가 가진 능력이 조금 더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와 딸이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최원준은 지난 8월 결혼 3년 만에 첫딸을 얻었다. 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경기장에서 멋있고 즐겁게 뛰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가족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고, 겨우내 쌓은 훈련량을 믿었다.
“비시즌에 누구보다 많이 연습했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믿었죠.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도 조급해하지 않도록 옆에서 많은 얘기를 해주셨어요.”
변화는 여름의 부진을 넘기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시즌 초반 안타를 몰아치던 최원준은 7월 들어 주춤했다. 예전에는 부진이 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부터 찾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웃긴 얘기일 수도 있는데 그냥 쉬었어요. 쉬고, 별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봄부터 타격감이 좋았으니 여름에는 잠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받아들였다. 계속 잘 칠 수만 있다면 타율 4할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팀에 중요한 9월과 10월에는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평소의 훈련 습관을 지켰다.
최원준은 “꾸준히 하면서 버티다 보니 다시 올라왔다”며 “그런 꾸준함이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쌓은 안타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답이 됐다. 최원준은 지난해 부진을 겪은 뒤 KT와 4년 최대 4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당시에는 성적에 비해 몸값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원준도 당시 시선을 이해한다고 했다.
최원준은 “당시 성적을 보면 저 같아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면서도 “한 시즌 좀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다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독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 시즌 170안타를 쳤던 경험도 자신을 믿는 근거였다.
결과는 개인 기록과 팀 우승으로 돌아왔다. KT는 지난 5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최원준은 이적 첫해부터 공격의 물꼬를 트며 힘을 보탰다.
그는 “시즌을 시작할 때 우리를 우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그런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단이 힘을 모으면 충분히 1위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제 최원준은 서건창(키움)의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인 201개를 넘어서는 데 도전한다. 다만 선배의 기록에 대한 존중을 먼저 드러냈다. 서건창이 기록을 세운 2014년은 팀당 128경기 체제였다. 올해는 144경기다.
최원준은 “건창이 형은 경기 수가 훨씬 적었다. 같은 기록이라도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많이 봐왔고 좋아하는 형이다. 제가 넘어선다면 대단한 선배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팀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지만 최원준은 남은 경기에서도 쉬고 싶지 않다. 그는 “제 인생에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라며 “뛰는 게 덜 후회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표인 골든글러브에 대해서는 “너무 받고 싶다”고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뒤 활짝 웃었다.
몸값 논란에 대한 답은 방망이로 끝냈다. 최원준은 “이제 많은 분이 ‘오버페이’보다는 ‘혜자 계약’이라고 해주신다”며 “굳이 제가 덧붙여 말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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