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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은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저는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통령께서는 궐위되셨고 민생은 고단하고 청년들은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며 “저는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향하여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사의를 밝혔다. 사의 표명 후 그는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국민께서 원하고 아는 분들도 원했다“고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9일 국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2020년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며 국민의힘을 떠났던 그는 곧 복당 절차도 밟기로 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탄핵 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하며 친윤(친윤석열) 진영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과거 강경 보수적 언행에 더해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비상계엄 사태에 사과하지 않는 모습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김 전 장관은 장래 정치 지도자로 9% 지지율을 받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주자 가운데는 1위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24%가 김 전 장관을 지지했다.
앞으로 김 전 장관의 대선 가도 역시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파면 결정 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특히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선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를 당부했다. 국민의힘 경선 등 대선 정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관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임명해 주셔서 제가 고용노동부 장관이 됐고 저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복귀되기를 바랐는데 이번에 파면되셨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건 뭐 좀, 아마 뵐 수 있는 시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급작스럽게 대선에 불려나온 상황에서 김 전 장관이 얼마나 밀도 있는 공약을 제시할진 불투명하다. 당내에 세력을 구축하는 것도 김 전 장관의 과제다. 김 전 장관 측은 “이제부터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며 “현역 의원들은 캠프에 들어오진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