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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변·배변 습관 변화 지속되면 나이 관계없이 검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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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9.11 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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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넘어 장기 보존·표적·면역항암까지… 대장암 치료도 ‘맞춤형’ 시대로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2028년부터 대장암 검진 대상 연령이 만 50세에서 45세로 낮아지고, 검사 방법은 분변잠혈검사에서 대장내시경으로 바뀐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 국가암관리위원회가 의결한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에 담긴 내용이다. 검진 연령을 5년 앞당긴 배경에는 ‘젊은 대장암’의 증가가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박고운 대장항문외과 교수와 대장암에 대해 알아본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 전체 암 발생의 11.3%를 차지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1.4배 많고, 50대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다행히 치료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대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1993~1995년 56.2%에서 2019~2023년 75.6%까지 올랐고, 암이 대장에 국한된 단계에서 발견되면 94.9%에 이른다. 문제는 발병 연령이다.

박고운 교수는 “대장암 환자 대부분이 여전히 중장년층이지만, 20~40대 환자를 진료실에서 만나는 일이 예전보다 분명히 늘었다”며 “특히 젊은 환자는 검진 대상이 아니다 보니 증상이 생긴 뒤에야 병원을 찾고, 그만큼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젊은 대장암 증가 원인, ‘식습관’만으로 설명 어려워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고령, 가족력, 린치증후군·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등 유전 질환, 염증성 장질환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비만과 운동 부족, 흡연, 과도한 음주, 가공육과 붉은 고기의 과다 섭취도 위험 증가 요인이다.

젊은 대장암 증가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과 대사질환, 운동 부족, 가공식품 섭취 증가 등이 관련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이것만으로는 증가 폭이 설명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어린 시절부터 누적되는 환경적 노출과 장내 미생물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 혈변과 배변 습관 변화, 지속되면 검사해야

대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진행되면 혈변과 배변 습관 변화, 변 굵기 변화, 복통이나 복부 팽만, 체중감소, 빈혈과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반복되는 혈변이나 배변 습관 변화가 있다면, 치질로 단정하지 말고 꼭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우측 대장암은 눈에 띄는 혈변보다 만성 출혈로 인한 빈혈과 피로감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고, 좌측 대장암이나 직장암에서는 혈변과 배변 습관 변화가 비교적 흔하다.

◇ 대장암, 검사부터 치료까지 맞춤형으로

대장암 진단 시 가장 중요한 검사는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다. 조직검사로 대장암을 확진한 후 복부와 골반, 흉부 CT를 통해 병기를 평가한다. 직장암에서는 종양의 직장 벽 침범 범위와 주변 림프절 침범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골반 MRI 시행이 중요하다. 또한, 진행성 대장암에서 종양의 특성에 맞춰 수술 이후 추가 치료나 항암·표적·면역치료를 맞춤형으로 시행하기 위해 종양표지자와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 역시 달라지고 있다. 암의 위치와 병기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유전적·분자적·생물학적 특성까지 종합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맞춤형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초기 대장암은 내시경 절제만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결장암은 수술을 중심으로 병기에 따라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직장암에서는 최근 수술 전에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총선행치료(TNT)’가 주요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치료 후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일부 환자에서는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면밀히 관찰하는 ‘비수술적 추적 관찰’을 통해 직장과 배변 기능을 보존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환자의 치료 반응과 재발 위험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전이성 대장암에서도 전이 범위에 따라 수술로 완치를 목표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표적치료나 면역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한편,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3,500례 이상의 대장암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복강경·로봇수술 등 최소침습수술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대장항문외과를 중심으로 소화기내과, 종양혈액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별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박고운 교수는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여럿인 환자, 국소진행성 직장암이나 전이성 대장암처럼 판단이 복잡한 경우일수록 정해진 치료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환자의 전신 상태와 삶의 질, 종양의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육을 줄이며 체중과 운동을 관리하는 전체적인 생활습관이 훨씬 중요하다. 더 확실한 것은 검진이다. 가족력이나 용종 제거 이력이 있다면 일반 검진 연령보다 일찍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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