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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수명 얼마에 팔까"…불로장생에 작년에만 25조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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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1.03 12: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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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바이오 업계, 작년 184억달러 조달
직전 10년치 추월…비만약 다음은 노화약
올트먼 2400억 베팅…시진핑·푸틴도 관심
장수클리닉 성업…미 전역에 벌써 800곳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늙지 않고 오래 사는 법을 찾는 ‘장수’ 산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파는 클리닉부터 노화 자체를 늦추는 신약 개발까지 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장수 바이오기업들은 지난해 184억달러(약 24조77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직전 10년 동안 조달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자연스럽게 진행된 고령화가 관심을 키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선 65세 이상 인구가 5분의 1에 육박하고, 2050년엔 4분의 1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이 신약 발굴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도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테크 거물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건강 수명 10년 연장을 목표로 하는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000만달러(약 2423억원) 넘게 투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AI가 인간 수명을 150세까지 늘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해 9월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 이식으로 언젠가 영생이 가능할 수 있다는 대화를 나누다 생중계 마이크에 잡히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만치료제 성공에서 가능성을 봤다. 일라이릴리는 GLP-1 계열 비만약을 앞세워 제약사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46조원)를 넘어섰다. 노화를 늦추는 약은 이보다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AI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의 알렉스 자보론코프 창업자는 “수명 1년을 팔 수 있다. 얼마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직접 개발하기보다 바이오기업과 손잡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릴리는 인실리코와 최대 27억5000만달러(약 3조7015억원), 노바티스는 바이오에이지 랩스와 최대 5억5000만달러(약 7403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노화를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이에 제약사 등은 특정 질환 치료제로 먼저 승인받은 뒤 적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GLP-1이 대표적이다. 당뇨·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뒤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신장질환에도 효과가 확인됐다.

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장수 콘퍼런스에서 자사 GLP-1 투약 환자의 노화 속도가 느려졌다는 데이터를 내놨다. 노보 데이터에선 심장의 생체 나이가 위약군보다 최대 4년 젊었다.

인실리코는 특정 질환과 노화를 함께 겨냥하는 ‘이중 목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렌토서팁은 지난 7월 후기 임상에 들어갔다.

노화를 아예 되돌리겠다는 기업들도 있다. 올트먼이 투자한 레트로, 2022년 30억달러(약 4조380억원)를 유치한 알토스랩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가 공동 창업한 뉴리밋 등이다. 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흐트러지는 DNA의 화학적 스위치를 되돌리는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에 베팅하고 있다.

한 여성이 눈가에 주름 개선용 마스크 시트를 붙이고 있다. (사진=AFP)
한 여성이 눈가에 주름 개선용 마스크 시트를 붙이고 있다. (사진=AFP)
소비자 시장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만 장수클리닉이 800곳가량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런던의 한 클리닉은 영하 110도 냉동치료, 고압산소치료 등 5회 패키지를 약 3000파운드(약 538만원)에 판다. 프레누보는 전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약 4000달러(약 538만원)를 받는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빈약하다. 미국영상의학회는 전신 검진이 비용 대비 효과가 있거나 수명을 늘린다는 “문서화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영국 GSK는 2008년 레드와인 성분 레스베라트롤에서 착안한 신약을 개발하던 시르트리스를 인수했다가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새로 뛰어든 바이오기업들은 AI 덕분에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신약의 첫 인체 임상은 내년 시작될 수 있다. 뉴리밋이 개발 중인 간 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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