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원자잿값뿐만 아니라 해운 운임 등 물류비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중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니켈과 코발트,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장기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당장의 원자잿값 상승에 큰 타격은 없는 상황이나, 가격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현재 오른 가격으로 협상에 돌입할 수 있는 점이 문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요 광물 중 니켈 가격 급등세가 지속이다. 일부에서는 ‘비정상적인 상승세’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지난해 이미 50~60%가량 오른 니켈 가격이 올 들어 무서운 속도로 상승해서다.
이에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니켈 가격 거래가 일주일가량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LME에 따르면 한 달 전인 2월 초까지만 해도 톤(t)당 2만9750달러(약 3693만원)였던 니켈 가격은 이후 폭등을 지속 7일 4만2995달러(약 5337만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LME에서 니켈 가격은 지난 주 이틀간 250%가 오르며 한 때 톤(t)당 10만 달러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LME는 8일 니켈 거래를 정지하고 당시 체결된 약 39억 달러 (약 4조8469억원) 규모 거래를 취소시켰다.
LME는 16일(현지시간)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야 니켈 거래를 재개하기로 했고 니켈을 비롯한 금속 거래에 일일 가격변동 제한폭을 두기로 결정했다.
니켈뿐만 아니라 배터리의 또 다른 핵심 소재로 손꼽히는 코발트와 리튬 등 가격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한 달 전 7만6301달러(약 9479만원)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지속하며 8만3290달러(약 1억원)까지 올랐다.
수산화리튬 가격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4만9740달러(약 6184만원)였던 수산화리튬 가격은 3월 초 6만3500달러(7895만원)까지 뛰었고 15일 기준 6만7860달러(8437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류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배터리 업계에는 우려다. 원자재는 주로 수요가 일정한 벌크선에 실어나르지만, 업계에 따르면 니켈 등 광물의 경우 컨테이너선을 이용한다. 운송량이 많지 않고 가격대가 높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운임의 경우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기업으로서는 부담이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올 초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운임이 안정화했다고 보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주 기준 4625.06로 전주 대비 121.92포인트(2.6%) 하락했다.
SCFI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10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1월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은 바 있다.
SCFI가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 세계 주요 항만의 혼잡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는 운임이 큰 폭으로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10척 중 7척이 정해진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각국에서 전기차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원자재 수급부족과 가격 급등 문제가 쉽게 안정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니켈 등 원자재 부족 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라며 “이미 지분투자 등을 통해 장기계약을 한 상태라 당장 타격은 없지만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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