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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KKR의 소수지분 인수를 두고 “CVC캐피털파트너스가 이트래블아이의 전면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투자자를 선제적으로 끌어들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CVC는 최근 노르웨이 투자은행 DNB카네기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이트래블아이 매각 작업을 재개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향후 본격화될 글로벌 인수전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거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브릿지 투자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트래블아이는 고투게이트와 마이트립 등의 브랜드를 통해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여행사(OTA)로, API 기반의 항공권 발권 플랫폼과 가격 비교 검색 엔진 등 기술 중심의 항공 유통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하는 B2B 유통망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사업 포지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트래블아이는 과거 글로벌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부킹닷컴이 인수하려고 했던 핫한 매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 2022년 부킹닷컴의 모회사 부킹홀딩스는 이트래블아이를 약 16억 유로에 인수하려 했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OTA 업계의 경쟁 제한 우려를 이유로 해당 거래를 불허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이트래블아이의 재매각과 IPO 등 다양한 엑시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재정비해왔다.
CVC는 최근 이트래블아이의 재무 구조 개선 작업에도 나섰다. 회사는 약 9억 6500만 유로 규모의 담보부 대출 만기를 2028년으로 연장하고, 이 중 일부는 신규로 조달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매각 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구조조정’으로 해석, 향후 소형 OTA 인수나 배당 집행 등 추가적인 가치 부양 전략이 동반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는 KKR의 참여로 이트래블아이가 글로벌 확장과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핀테크 등 혁신 기술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