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압수수색 각하..MB정부 때도 `불발`

박지혜 기자I 2017.02.16 16:12:11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법원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 불승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하면서, 역대 청와대 압수수색은 모두 불발로 끝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15일 특검이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을 상대로 낸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청구가 부적법하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아예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청와대 측의 거부로 모두 불발로 끝났다.

그동안 청와대는 군사상·공무상 비밀을 근거로 압수수색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단서조항을 내세워 특검의 경내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이 다시 벽에 부딪힌 16일 오후 옅은 안개로 청와대가 뿌옇게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2년 말 이광범 특검팀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매입 계약을 주도한 경호처를 겨냥한 특검팀의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 역시 청와대 측의 거부로 압수수색이 불가능해지면서, 특검팀은 청와대 인근 금감원 연수원에서 대기하며 경호처의 사저 부지 매입 계약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건네받는 데 그쳐야했다.

그동안 수사기관이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 강제수사를 벌인 경우는 없다. 이번 박영수 특검팀도 임의제출로 필요한 자료를 받을 수 있지만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출범할 때부터 청와대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일각에선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되는 전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여론에 호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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