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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물 제작에 계약서 검토까지… 외주 계약 끊고 'AI 활용 직원'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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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기자I 2026.10.06 14: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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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콜마, 자체 AI 시스템 구축 본격화
AI 사업 모델 발굴해 전사 확산 시도
단건 외주 실종…대행업계 "일감 부족 위기"
美 대행사 65%도 "일감 기업 내부로 뺏겨"
업무 효율화 돕는 AI 스타트업은 부상

[이데일리 김응태 안소현 기자] 홍보 대행업체 A사는 최근 직원들에게 바이브코딩(사람이 자연어로 필요 기능을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코드를 작성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식) 교육을 수강토록 하고 있다. AI로 간단한 홍보물을 자체 제작하는 고객사가 늘면서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업황 악화로 신규 인력 충원 대신 AI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효율화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이 그동안 외주에 의존해왔던 업무 처리 시스템을 AI를 활용해 빠르게 사내로 흡수하고 있다. AI 솔루션에 업무를 맡겨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처리 속도를 향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여파로 외주 업체들의 일감 부족이 현실화하는 반면, 업무 간소화를 지원하는 AI 스타트업이 부상하고 있다.

코스맥스 평택 2공장에서 화장품이 제조되는 모습. (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 평택 2공장에서 화장품이 제조되는 모습. (사진=코스맥스)
K뷰티, 자체 AI로 기업체질 개선 본격화

6일 중견·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그룹은 AI로 핵심 업무 시스템의 자체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까지 공급망, 원가, 인사 등의 주요 업무를 비롯해 물류·생산, 데이터, 보안·인프라 등 7개 분야, 27개 프로젝트를 외주 업체 의존 없이 사내 인력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코스맥스는 올해 AI 개발자를 대거 채용했다. AI가 개발 속도를 높이는 만큼 사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과제가 늘어나고, 설계부터 검증·운영까지 책임질 개발 인력의 수요도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스맥스는 내년 사업 계획의 핵심 전략도 ‘AI 네이티브(Native) 개발’에 뒀다. 현장 업무를 아는 사내 개발자가 AI를 활용해 연구·생산에 필요한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고객 요구가 달라지면 시스템도 빠르게 개선하는 체계를 전사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부서 간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더 빠르게 개발·공급한다는 취지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 맡기던 개발과 유지·보수를 사내로 전환함으로써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외주 의존도 축소와 내부 전문 인력 확보로 연결할 것”이라며 “주요 과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 한해 수십억원의 외부 서비스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화장품 ODM 업체인 한국콜마그룹도 AI로 업무 효율화와 비용 감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AI 과제 수행에 본격 착수했다. 콜마그룹은 지난해 ‘AI 챌린지 랩’(AI Challenge Lab) 조직을 신설하고 AI 활용 전략을 전사에 확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50여개의 AI 과제를 진행해 연간 수십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이고 업무를 효율화하는 효과를 창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사내 AI 공모전을 진행해 200여건의 AI 활용 아이디어를 제안받았고, 이 중 핵심 프로젝트를 패스트트랙으로 선정해 실무자와 개발자가 함께 고도화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콜마그룹은 그룹사 내 AI 자산을 축적하고 공유하기 위해 연내 ‘AI 포털’을 오픈하고, AI 인력을 적극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AI를 특정 조직에 한정하지 않고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각 부서의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확대 중”이라며 “기존 외주·라이선스 업무를 자체 AI로 대체하는 것과 동시에 AI 운영부터 인프라, 보안, 거버넌스, 모니터링 등의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임직원 AI 교육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내재화에…대행업체 지고, 스타트업 뜬다

주요 중견·중소기업들이 AI로 외주를 축소하자 아웃소싱 업체들은 일감 감소라는 위기에 맞닥뜨렸다. 리서치, 광고·콘텐츠 제작 등 AI로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단순한 단건 업무 제의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한 홍보대행사 직원은 “최근 고객사들이 챗GPT 등 생성형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면서 대행사 업무가 많이 줄었다”며 “예전에는 보도자료를 직접 작성해주고 이에 대한 비용을 청구했지만 이제는 고객사가 AI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주·대행업계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 광고 소프트웨어 기업 ‘베이시스’가 올해 미국 광고대행업계 종사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5.3% 응답자는 최근 1년 사이 고객사가 기존 대행 업무 일부를 인하우스(In-house)로 가져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약 90%는 AI가 대행사의 주요 수익원에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업무 효율화를 위해 특화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업체 에이피알(278470)은 스타트업 ‘법틀’을 통해 계약서 조항 분석과 법적 리스크를 자동으로 탐지해주는 법무관리 AI 솔루션을 도입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화장품 가품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 ‘마크비전’의 AI 모니터링 솔루션도 채택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 AI 고객상담 솔루션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스타트업 채널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고객 상담 AI 솔루션 ‘채널톡’은 2021년 채널 개설 수가 5만개 수준에서 5년 만에 5배 성장해 2026년 9월 현재 누적 채널 개설 24만개를 돌파했다.

모 대행업계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든 AI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행업체는 앞으로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전략이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로서 역할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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