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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라트비아 경찰 대테러부대는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 경찰기구(유로폴)와 함께 대규모 ‘SIM 농장’ 거점 등 26곳을 수색해 SIM 카드 4만장을 돌리던 장비 약 1200대를 압수했다. 가동하지 않던 것까지 합하면 압수한 SIM 카드는 수십만장에 달한다. 빨간 포르쉐 등 고급 차량 4대도 함께 압류했다.
SIM 농장은 스마트폰 1대에 1장씩 넣는 SIM 카드를 상자 하나에 수십장씩 꽂아 한꺼번에 조종하는 장비다. 사람이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아도 각각의 전화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SIM 카드를 밭처럼 늘어놓고 ‘재배’한다는 뜻에서 농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로폴에 따르면 운영자들은 전 세계 범죄자들에게 80여개국의 전화번호를 빌려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신의 번호를 드러내지 않고 본인 인증을 거쳐 신원과 위치를 숨긴 가짜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계정만 4900만개가 넘는다.
계정들은 사기뿐 아니라 협박, 불법 이민 알선, 아동 성착취물 유통 등에도 쓰였다. 피해액은 수백만유로(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라트비아에서만 최소 1500명이 온라인 사기를 당해 약 42만유로(약 6억4000만원)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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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 카드가 아닌 ‘실제’ 스마트폰 수백대를 한꺼번에 돌리는 ‘폰 농장’도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대기업 프린스그룹의 천즈 회장이 호텔·카지노·은행 사업 뒤에서 강제노동형 사기 거점을 운영했다며, 관련 암호화폐 약 2조엔(약 17조2000억원) 규모를 몰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공소장에는 천즈 회장이 보관하던 폰 농장 사진이 첨부됐다. 넓은 실내에 금속 선반이 늘어서 있고, 스마트폰 수백대가 가지런히 세워져 화면을 밝히고 있다. 공소장은 이를 “암호화폐 투자 사기 등 사이버 범죄를 쉽게 하려고 쓰인 자동화 콜센터”라고 설명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시설 2곳에 휴대전화 1250대가 설치됐고, 이를 통해 유명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한 곳에서만 계정 7만6000개를 운영·관리했다.
677만원이면 ‘농장주’…“누구나 속을 수 있다”
문제는 급속히 발전한 AI 덕분에 전문 지식이나 큰돈 없이도 작은 농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휴먼시큐리티의 위협정보팀을 이끄는 린지 케이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폰 농장 조립 키트를 직접 구매해봤다.
상자 모양의 장비에는 화면 등 외장을 떼어낸 스마트폰 기판 20개가 끼워져 있었다. 고장 난 휴대전화 등에서 떼어낸 기판을 중고시장에서 싸게 사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컴퓨터 1대로 기판 전체에 명령을 내리는 제어 프로그램도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고, 생성형 AI 덕분에 복잡한 명령어를 짤 필요도 없다.
굳이 실제 스마트폰 기판을 쓰는 건 SNS 업체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서다. 케이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조작한 것처럼 속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용도 많이 필요 없다. 케이의 계산에 따르면 20대 규모 폰 농장을 차리는 초기 비용은 장비 구입비 1000달러(약 135만원)를 포함해 약 5000달러(약 677만원), 운영비는 월 450달러(약 61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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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폰 농장이 범죄뿐 아니라 여론 조작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필리포 멘처 미국 인디애나대 석좌교수는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많은 ‘시민’이 같은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한 사람이나 한 조직이 조종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이런 가짜를 가려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누가 무엇을 위해 퍼뜨리는 정보인지 한 번 숨을 고르고 확인하지 않으면 농장이 만든 정보를 또 다른 사람에게 옮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