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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스피는 장중 2% 넘게 오르며 2830선을 찍고 내려와 280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9350억원, 3201억원 순매수세를 보였다. 개인은 1조 2537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내놨다.
지지부진한 박스권에 머물렀던 코스피가 단숨에 횡보 구간을 뚫고 올라간 이유는 이재명 정부에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은 먼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국장부활TF)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상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을 공동 재발의한다고 밝혔다. △주주 충실 의무 △전자 주주총회 도입 외에도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전환 △대규모 상장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단계적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증권·지주·보험 등 업종이 반응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4일부터 이틀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지수는 KRX 보험으로 11.75% 상승했고, KRX 증권이 8.35% 오르며 뒤를 이었고, KRX 300 금융이 6.83% 오름세를 나타내며 새 정부 정책에 반응하고 있다.
또한 이재명 정부 출범과 맞물려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1원 하락한 1358.4원에 마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에 외국인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외국인은 지난 5월 코스피에 대한 월간 순매수 전환 이후, 어제 1조원, 오늘 9000억원대 순매수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물가 발표가 예정돼 있고, 미·중 전화 회담 등 이슈가 있으나 국내 증시는 정책 모멘텀과 수급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봤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연고점을 돌파한 가운데 정책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 있는 만큼, 증시가 재평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탈피를 준비 중”이라며 “정책 강화 기대감에 원화 강세 압력이 더해지며 외국인 대기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상승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가 9.31배 도달했고, 3년 평균인 10.16배 수준은 코스피 3020포인트”라며 “상법 개정안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증시 재평가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