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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불출석한 항소심서 형 확정…대법 "2심도 재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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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6.07.02 12:00:04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가담 혐의
피고인 모른 채 재판 진행…징역 1년 선고
"소송촉진법상 재심 규정 유추적용 가능"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피고인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항소심 재판이 진행돼 형이 확정됐다면 2심 판결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현행법상 불출석 재판에 대한 재심 규정은 1심 법원만을 명시하고 있으나 2심 판결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청사.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청사.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최씨는 2021년 2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해 현금수거책 역할을 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직원은 피해자에게 저축은행 직원 등을 사칭하며 “대환대출이 가능하다”, “기존 대출금을 즉시 상환해야 한다”고 속였고 최씨는 대구 수성구에서 금융기관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로부터 대출상환금 명목으로 710만 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최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공소장 부본과 공판기일 소환장을 공시송달한 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공시송달은 피고인의 주소지를 알 수 없을 때 재판 서류를 법원 게시판 등에 올린 뒤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피고인이 실제 서류를 받지 못했더라도 이를 통해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자 2심도 공시송달 방식으로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했다. 2심은 1심의 공시송달 결정이 송달불능보고서 접수일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에 이뤄져 위법하다고 보고 1심 판결을 파기했지만, 다시 심리한 결과 동일하게 징역 1년을 선고했고 판결은 최씨가 재판이 열린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확정됐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최씨는 상고권회복 절차를 거쳐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출석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된 경우 소송촉진법상 재심 규정을 항소심 판결에도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소송촉진법 특례규정에 따르면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경우, 피고인은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기간 내에 재심 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항소심에 대해서는 명문 규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항소심에도 유추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 불출석 재판에 대해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뒤 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유죄판결을 선고해 확정된 경우에도, 귀책사유 없이 1심과 항소심에 출석하지 못한 피고인은 항소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재심청구 대신 상고권회복에 따라 상고한 경우에 대해서도 “이를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의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로 볼 수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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