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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대선 출마 배경과 관련해 “탄핵 국면에서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저 김문수에 대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다. 얼마나 사람에 목이 마르시면 저에게까지 기대를 하시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쳤다”며 “이제는 저에게 내려진 국민의 뜻을 받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전 대표를 향해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아니겠습니까”라며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은 저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 잡겠다”며 견제구도 날렸다.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한 강점으로 ‘청렴결백’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일생을 통해 약자를 보살피는 삶을 살아왔고,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일해 왔다”며 “3선 국회의원과 두 번의 경기도지사 재임과 장관직을 지냈지만 제 재산이라고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24평 국민주택 아파트 한 채와 약간의 예금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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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에서는 대권 도전 선언을 했거나 출마를 예고한 잠룡들이 늘고 있어 ‘20룡(龍) 등판설’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전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안철수 의원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대권 도전에 합류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탈당과 함께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외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특히 김태흠 충남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12명 중 절반 이상이 잠룡으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이들 잠룡들은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꿈을 이뤄보겠다는 포부지만 일부 단체장은 ‘체급 올리기’용으로 대선 정국을 활용한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계엄·탄핵 충격을 떨쳐내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 시·도지사들이 대선 경선에 대거 나선 건 경선을 통해 인지도·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일종의 내년 지방선거 사전대비로도 볼 수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민의힘이 리더십 공백에 빠진 상황에서 대선 이후 그 빈틈을 노리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과거의 역경을 이겨냈던 위대한 ‘DNA’를 발휘해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빠른 시간 안에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저도 그 역정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출마 선언문에는 ‘민생 최우선’ 메시지가 담길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대권 ‘일강(一强)체제’를 구축한 상황이지만, 비명계 경제통으로 꼽히는 김동연 지사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미국 방문을 위해 찾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으로 출마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저 김동연은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