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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은 관련 부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사례를 제시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9개월 만에 4.2%로 정점을 찍었다. 물가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하기까지는 전쟁 발발부터 총 31개월 가량이 걸렸다. 정점 이후 약 22개월이 더 필요했던 셈이다. 다만 관련 부서는 “시기별로 충격의 크기와 지속 기간이 다른 만큼 현재의 경제·정책 여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에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3분기 2.9% 정점을 찍은 뒤 내년 하반기까지도 2% 중반대의 높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더라도 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의 관심도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릴지뿐 아니라 인상 이후 언제 다시 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도 추가 인상 이후 높은 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로이터가 지난달 27일 보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의 중간값은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 뒤 적어도 2027년 말까지 동결하는 경로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더라도 목표 수준에 안착하는지 확인하기까지는 높은 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높은 금리가 오래 유지될수록 가계와 기업의 상환 부담도 쌓인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2.1% 늘어 소득 증가율 4.5%를 웃돌았다. 이 통계는 7~8월의 기준금리 인상 이전 수치인 만큼 최근 두 차례 금리 인상 영향이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금통위에서도 이러한 부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표의 흐름과 실제 가계가 체감하는 상환 부담 간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계대출 관련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관련 부서 역시 최근 성장세가 기업 소득에 주로 기인한 만큼 가계부채 비율 하락이 소비·성장 제약을 완화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환 부담의 누적은 내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한은이 지난 7일 발표한 ‘가구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서는 지난해 부채 보유 가구의 11.1%가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소비에 제약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물가 안정이 늦어져 높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 이미 빚 상환에 소득의 상당 부분을 쓰는 가구부터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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