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어닝(실적) 영역은 반도체가 책임지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영역은 자동차가 책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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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본부장은 자동차 업종의 멀티플(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쓰는 적정배수) 변화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로 인식될 경우 경기민감 산업으로 분류돼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지만,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기술 기업 성격이 강화될 경우 성장주 멀티플을 적용받을 여지가 생겨서다. 투자자 인식 변화가 멀티플 확장으로 이어질 경우 지수 상단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테슬라는 230~250배의 멀티플을 적용받는데 현대차는 11~12배 수준”이라며 “시장에서 현대차의 정체성을 자율주행·로보틱스 회사로 인정한다면 더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아 밸류에이션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모델인 ‘알파마요’ 도입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현대차의 지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테슬라는 차량 설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폐쇄형’ 진영에서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자동차 제조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인 알파마요를 선보이면서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나섰고 현대차는 이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 본부장은 “엔비디아는 그동안 데이터를 모으는 데 주력해 왔으며 이제는 이를 적용할 대량 생산 업체가 필요한 단계”라며 “완성차 생산 능력이 연간 800대에 달하는 현대차와 손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등 로봇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인 만큼 로봇 영역에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 유망 기업”이라고 꼽았다.
다만 최근 로봇주 전반이 급격하게 상승한 만큼 종목 선별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대량 생산된다면 로봇 부품 업체가 아닌 이상 다른 완성 로봇 업체는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로봇을 비롯해 배터리 등 관련주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짚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도 “이익 없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면서 “최근 시장 유동성에 힘입어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을 달성했지만 펀더멘탈(기초체력) 측면에서 지속되긴 어렵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부실 기업을 퇴출하고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자제하는 등 시장 정화가 필요하다”며 “이후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 등 모험자본이 유입된다면 체질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달러서 강달러 전환…반도체주 조정도 변수”
증시 변수로는 미국의 중간선거와 통화정책,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심리 등을 꼽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워시 후보자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꼽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저금리 기조와 발맞추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고 본부장은 “‘매둘기(매+배둘기)파’로 불리는 워시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에 동의하면서도 QT(양적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 4차례 정도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달러 약세 요인이지만 미국이 달러 공급을 축소함으로써 달러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에 외국인 수급이 줄어들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오는 5월 워시 후보자 취임과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라며 “반도체주 역시 2028년까지 이익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되는 측면이 있어 이에 앞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