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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줄어든 코로나 백신…SK바이오사이언스, 범용으로 선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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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 기자I 2026.05.08 09:01:02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범용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해 글로벌 임상에 착수했다. 후보물질 ‘GBP511’ 임상 1/2상을 호주에서 개시하면서, 팬데믹 종료 이후 관심이 줄어든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경쟁 프로젝트 다수가 초기 단계에서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앞선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 CEPI)




끝나지 않은 코로나…‘범용 백신’ 필요성 부각

GBP511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위 계열인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 계열을 표적으로 하는 범용 백신 후보물질이다. 기존 변이 대응을 넘어 동물에서 유래해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는 사스(SARS) 유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포함해 계열 전체의 광범위한 면역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상 시험은 18세 이상 성인 약 368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다. GBP511의 접종 용량 수준(저·중·고)과 면역증강제(CAS-1) 적용 여부에 따라 복수의 접종군을 구성한 뒤 이를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르나티(Comirnaty) 접종군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접종 후 나타나는 안전성과 반응원성 (reactogenicity), 면역원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임상 데이터 수집은 올해 12월 9일 완료될 예정이며 전체 임상 종료 시점은 2028년 9월 12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됐음에도 범용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는 질병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명 ‘시카다’(Cicada·매미)로 불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BA.3.2’의 경우 이달 기준 국내를 포함함 전 세계 33개국 이상으로 퍼지며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3~2024년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질병은 약 3300만건이며 입원은 87만9100건, 사망자는 10만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각각 추정됐다. 변이 확산으로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는 점차 제한되고, 접종률 역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범용 백신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는 차기 전략을 담은 3.0 전략(2027~2031년) 보고서에서 변이 표적 백신이 나오기 전 공백 기간에 범용 백신이 고위험군 사망을 최대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범용 코로나 백신 개발은 글로벌에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범용 시장 선점도 가능할 전망이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여전히 기존 백신 업데이트에 집중하고 있다. 범용 코로나 백신은 CEPI의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한 나머지 개발 프로젝트는 중단되거나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CEPI와 협력한 기업 및 기관들의 14개 프로젝트 중 7개의 자금 지원이 중단됐다. 나머지 6개는 전임상 단계로 파악된다. 글로벌 임상 단계에 진입한 사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시장 선점에 성공할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 비축 계약이나 국제기구 조달 등을 통한 안정적 수요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美 아닌 호주’…속도·비용 고려한 초기 임상 전략

이번 범용 코로나 백신 임상이 호주에서 진행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 글로벌 임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초기 단계 거점으로 호주를 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호주는 이전부터 백신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때 항상 포함됐던 국가”라며 “기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임상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호주와의 연이 깊은 편이다. 회사는 2024년 인수한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 호주 백신 플랫폼 개발 기업 백사스(Vaxxas)와 3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령자용 계절성 독감과 전 연령 대상 팬데믹(조류 독감) 패치형 백신 개발을 하기로 했다. 앞서 백사스와는 장티푸스 단백접합 패치백신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호주 임상은 임상 속도와 비용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도 풀이된다. 호주는 임상 승인 절차가 비교적 간소화돼 있어 초기 임상 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호주 연방의료제품청(TGA)에 임상시험신고제도(CTN)를 신청하면 약 한 달 내에 절차가 마무리된다.

통상 임상 1상 연구 시 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수개월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절약되는 셈이다. 만약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가 연구 제안서를 인증했다면 다른 절차 없이 빠르게 임상을 개시할 수도 있다.

또 임상 연구개발(R&D)의 경우 세액공제 제도가 있어 비용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중소·적자 기업은 최대 43.5%, 대기업은 38.5% 수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노바백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호주에서 백신 임상을 진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속도전에 나선 배경에는 과거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회사는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했다. 하지만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비교적 생산 공정이 단순하고 빠른 mRNA 백신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 그 사이 오미크론 변이가 화산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초기주를 겨냥했었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장 주도권 확보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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