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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주유소를 갔는데 마침 체크카드에 돈이 없는 걸 알게 됐다”며 평소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체크카드만 쓰는 편이라고 밝혔다.
A씨는 “그날따라 주말이라 은행도 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차에 뒀던 저금통을 깼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세어보니 6만 원 정도가 나오더라”며 “그중에서 500원짜리만 골라 4만 원어치를 주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직원에게 4만 원어치 주유를 부탁한 뒤 계산을 위해 사무실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례하지만 기름값 계산을 하려고 한다. 이게 4만 원이다”라며 미리 골라둔 500원짜리 동전 4만 원어치를 건넸다.
이에 사장은 “지금 뭐 하시는 거냐. 동전으로 계산이요?”라고 되물으며 A씨를 황당하게 쳐다봤다고 한다.
그는 “80개 정도 되는데 금방 셀 수 있다. 제가 세어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사장은 “안 된다. 나가달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A씨가 이미 주유 중이라고 알리자 “지금 영업방해 하는 거냐”며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사무실 밖으로 내쫓았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동전을 세고 있는데 사장이 제 등을 떠밀면서 사무실 밖으로 내쫓더니 진짜 경찰을 불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사장은 “동전으로 계산한다고 미리 말 했어야 한다. 요즘 누가 동전으로 계산하냐”며 계속 화를 냈다고 했다.
주유소로 출동한 경찰은 동전으로 결제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했다. A씨는 “경찰이 100원으로도 계산할 수 있다고 한 후에야 풀려났다”며 “기분도 안 좋고 수치스럽다. 동전은 돈도 아니냐. 500원짜리로 계산하는 게 그렇게나 잘못이냐”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최형진 평론가는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긴 하지만 동전은 여전히 현금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며 “요즘 현금을 안 받는 매장은 ‘현금 없는 매장’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는다. 그런데 여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500원짜리 80개 정도면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도 “저는 현금을 자주 사용한다. 사실 동전을 처리하고 싶을 때가 있다. ‘죄송한데 동전 좀 내도 될까요?’ 그러면 사장님들이 다 받아주신다. 주유소는 500원짜리인데 왜 안 받아주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은이 주문해 조폐공사가 제조한 동전은 모두 5억 원어치였다.
1년 동안 500원짜리, 100원짜리, 10원짜리 등 주화를 5억 원어치만 발행했다는 뜻으로, 조폐공사 관계자는 “기념주화를 빼면 동전 제조 사업은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등 현금 이외의 지급 결제 수단이 보편화됐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액면가가 낮은 주화 이용이 줄어드는 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