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현대차 사우디 공장 ‘연내 양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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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03.09 15:29:03

연 5만대 중동 첫 생산거점…올 4분기 가동 목표
이란 사태 장기화 시 인력 파견·물류 차질 우려
"확전하면 중동 생산 허브 전략에 부정적 영향"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중동 지역 전쟁 장기화 조짐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생산공장의 연내 양산 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하거나 주변 국가로 확산될 경우 공장 건설 일정과 가동 시점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MME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서부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내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King Salman Automotive Cluster)에 중동 첫 생산 거점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현대차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 설립한 생산법인 ‘현대차 중동 제조법인(HMMME)’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5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반조립(CKD) 방식 공장으로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을 함께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중동 지역에 구축하는 첫 생산시설로, 사우디와 중동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핵심 전략 거점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공장을 통해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중동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34%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현대차는 현지에서 일본 토요타(17%)에 이어 2위 점유율(10%)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경우 가격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이 동시에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의 중동 판매량은 2020년 이후 30만대 수준을 유지하다 2024년 처음 40만대를 돌파했고, 2030년께 연간 55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공장 가동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전문 인력의 현지 파견이 제한되거나 장비·부품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왼쪽에서 첫번째)이 지난해 10월 박원균 HMMME 법인장(오른쪽에서 첫번째)에게 사우디 신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자동차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될 경우 올해 4분기 생산 개시 로드맵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안정될 경우 공장 건설과 양산 일정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갈등이 확대될 경우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공장을 위해 현지에 파견된 주재원과 가족들을 한국으로 귀국 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제 정세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업계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쿠웨이트 등 주요 중동 자동차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경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판매와 공급망에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베른스타인은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는 이란 현지 자동차 업체와 중국 기업이지만, 직접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차의 타격도 피할 수 없단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도 “중동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게 중요한 성장 시장 중 하나”라며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현대차의 사우디 공장 가동 일정뿐 아니라 중동 시장 전략 전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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