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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거리에서 마주친 관광객들과 상점 유리창을 향해 물총을 쐈고, 호텔 앞에서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연막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루이뷔통 매장 앞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들도 시위대의 물총을 맞고는 “우리를 동물처럼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당신들의 휴가는 나의 고통”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중심가를 지났고, 이들의 행진은 바르셀로나의 대표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서 경찰에 의해 차단됐다.
스페인의 유명 관광지인 이비자, 말라가, 마요르카, 그라나다 등에서도 이와 같은 시위가 벌어졌으며 마요르카에서는 시위대가 관광버스를 멈춰 세우고 조명탄을 발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탈리아에서도 나폴리와 밀라노, 베네치아, 제노바 등지에서 시위가 열렸고, 여행 가방을 끌고 다니며 소음을 내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현재 관광 모델은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주택 위기와 같은 문제를 초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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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경우 인구 1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관광객은 2600만 명이 다녀갔다. 관광객 수를 줄여야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쫓겨나는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이에 바르셀로나는 오는 2028년까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임대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치아는 과잉 관광을 막기 위해 도시에 대한 입장료를 도입하고, 그리스 산토리니와 벨기에 브뤼허도 규제를 도입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비단 유럽만 몸살을 앓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일본에서도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상태로,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3687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도시부터 지방 소도시까지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관광버스의 불법 주차로 인한 도로 혼잡이나 건축물 무단 침입 등과 같이 주민들이 겪는 불편 요소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치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과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단기 체류 외국인 대상 소비세(10%) 면세 제도 폐지와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 인상 등이 주요 논의 안건으로 떠올랐고, 일본 정부는 내년 11월부터 출국 시 공항 등에서 물품 반출을 확인한 뒤 세금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주요 관광지에서는 이미 숙박세 및 입장료 등을 인상했으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관광객은 막기엔 역부족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치권에서는 1인당 1000엔(약 9400원)인 출국세를 최대 5배까지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