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주가조작 세력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DI동일(001530)이 한 주 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오히려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라며, 수사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작전세력 7명의 자택 및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발표했다. 종합병원·한의원·대형학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소위 ‘슈퍼리치’들이 금융회사 지점장, 사모펀드 전직 임원 등 금융 전문가들과 공모해 한 종목을 주가조작 해오다 덜미를 잡힌 것이다. 이들은 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2024년 초부터 최근까지 4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온 대형 작전세력으로 확인됐고, 주가조작에 악용된 종목이 DI동일로 밝혀졌다.
당국은 작전세력들이 DI동일의 경영권 분쟁을 주가조작에 활용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지분 경쟁이 본격화되면, 경쟁 세력이 서로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하곤 한다. 또한 기존 경영진이 주주환원 전략을 내세우면서 시장에 호소하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기도 한다.
지난해 초 2만원 중반대였던 DI동일 주가는 올해 초 5만대까지 급등했고, 그 이후로는 3만~4만대에서 등락 중이었다. 그러나 당국의 발표 이후에는 2만원대 초반에 머무르며 사실상 반토막이 난 상태다.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본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2일에는 0.24% 오른 2만 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DI동일은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경쟁력이 비교적 취약한 상태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DI동일의 오너가 지분율은 24% 정도로, 최대주주는 정헌 재단으로 13.15%를 보유하고 있다. 정헌 재단은 회사 설립자인 고(故) 서정익 회장의 인재 육성 뜻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재단다. 아들인 서민석 전 회장과 손자인 서태원 현 대표가 각각 8.44%· 2.04%씩 가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2023년 하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액주주연대와 대주주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소액주주연대가 약 18% 정도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감사위원 교체,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경영진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재무 구조나 실적 등은 탄탄한 편이다. 섬유제품과 알루미늄박 제조 두 가지가 핵심 사업 분야인 DI동일은 최근 실적 추이가 악화 중이긴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6517억원·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 비율도 100% 미만으로 안정적인 상태다. 회사 설립일은 1955년 9월로 업력은 70년이고, 코스피에는 1964년에 상장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설이 돌고 있다. 올해 새로 선임된 모 감사위원이 소액주주연대의 대표이며, 작전세력과 친분이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당국은 현재까지 회사 측에서 주가조작에 관여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조사 과정 중에 있으며 혐의가 드러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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