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의원과는 대학 동기로서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왔습니다. 이런 저희 둘의 우정을 토대로 초당적인 국회 ESG포럼 출범이라는 거사를 도모할 수 있게 돼 더욱 더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오랜 우정을 쌓아왔고 국회에서도 지난 19대와 현 21대 의원 활동을 함께 하면서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눠 온 김성주, 조해진 두 의원이 공동 대표로 국회 ESG포럼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여야를 초월한 60명 이상의 의원들이 참여키로 한 ESG포럼은 김성주 의원 말대로 “국회 사상 최고의 대박 연구포럼”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ESG는 환경과 사회책임, 지배구조라는 3가지 항목에서 기업 경영과 금융회사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평가하고 새로운 기회요인을 찾는 것으로, 올 들어 글로벌 경영과 투자에서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다만 일찌감치 ESG에 주목해 온 유럽연합(EU)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과 비해 우리나라에선 ESG 경영을 위한 기업 공시와 평가기준, 투자 지침 등을 제도화하고 입법화하는 이른바 `ESG 인프라` 구축이 뒤처져 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29일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ESG포럼 출범식에서 김성주 의원도 “기업들이 이미 핵심 경영 화두로 느끼고 있는데도 일반인들에게는 ESG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라며 “이럴 때 국회가 나서서 우리 사회에 ESG가 자리잡도록 하고 인식을 확산시키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우리 포럼은 ESG관련 정책연구와 입법,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 국회 ESG포럼이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는 △ESG 정책과제 발굴 및 입법 지원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기반 구축 △ESG 생태계 조성 및 대국민 홍보 강화 △국가 간 ESG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이를 위해 포럼 내에 ESG 투자분과와 경영분과를 두고 분과별 활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정책개발 워킹그룹을 만들어 기업, 금융회사, ESG 전문기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시 소통할 방침이다. 이런 차원에서 매달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여전히 ESG가 기업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게 현실인터라 입법과 제도 개선 과정에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ESG포럼은 국회의원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ESG 경영과 투자, 연구를 몸소 실천해야 하는 기업과 금융회사, 연구기관 등 총 128개팀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실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DB손해보험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삼성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금융회사와 풀무원 CJ대한통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전력공사 코스닥협회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기업이 출범부터 함께 하기로 하면서 명실공히 국내 최대 `ESG 연합체(얼라이언스)`로 탄생하게 된 것.
조해진 의원은 “미국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EU는 ESG 정보 의무공시를 검토하면서 우리 기업에게는 우회적인 규제로 다가오고 있고, 이처럼 높아진 안전환경기준과 소비자 인식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ESG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국회와 각 경제주체들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게 중요하며 이 포럼을 통해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지고 법과 제도의 초석이 다져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ESG포럼은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와의 정기적인 소통의 장을 통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 ESG 경영에 앞장 서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공식 취임하는 날에 맞춰 포럼 발족식을 개최한 것도 이 같은 협력의 메시지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의 주도로 향후 SK그룹과 포스코 LG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의 포럼 참여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현안을 풀어내는 데에도 ESG포럼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ESG 중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분야만 해도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국회가 나서서 두 부처가 절충안을 마련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재직 때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창했던 ESG 최고 전문가인 김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중진 의원인 조 의원의 의기투합은 이런 역할을 해내는 데에도 최적의 조합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