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죄 충분, 대선졌으면 처벌"…美 특검 보고서

이소현 기자I 2025.01.14 19:21:13

잭 스미스 특검검사, 최종보고서 공개
트럼프의 2020년 대선 불법행위 평가
격노한 트럼프 SNS에 "정신나간 특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법무부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유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다며, 작년 대선에서 졌다면 처벌됐을 것이란 의견이 담긴 특별검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격노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친 특검’이라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잭 스미스(오른쪽) 특별검사(사진=AFP)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TY) 등에 따르면 잭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유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특검은 미국 법원이 특검보고서 공개를 막아달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청을 기각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이날 0시를 조금 넘겨 총 137쪽 분량의 최종안의 절반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과 임박한 대통령직 복귀를 제외하면, 특검은 법정에서 인정되는 증거가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고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의 정당한 결과를 뒤집으려는 전례없는 범죄적 시도”를 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소를 추진했던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대선일부터 의회 습격 사건이 있었던 2021년 1월 6일까지 혼란스러웠던 몇 주간 ‘반대자들에 대한 폭력’을 지속적으로 조장했다고 적었다.

또 의회 습격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의 형사 사건 증거들을 인용하면서 “당시 의회 습격 가담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대신해 그렇게 행동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 책임을 트럼프 당선인에게 돌렸다.

이어 습격사건 중 공격받은 의회 경찰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기술하면서 경찰들이 전한 당시 사건의 폭력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조사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서도 밝혔다. 대통령 특권과 면책권을 둘러싼 법적 싸움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추종자를 이용해 증인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것을 막기 위해 소모적인 소송에 나서야 했다고도 썼다.

특히 가장 큰 도전과제는 연방 범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후보에 출마를 선언한 것을 꼽았다. 관련 사법 절차가 선거 캠페인과 병행될 수밖에 없었다고도 밝혔다.

NYT는 스미스 특검의 보고서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이례적인 비판”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행동들에 대한 방대한 증거와 상세한 설명을 환기시켰다”고 지적했다.

한밤중에 공개된 보고서에 트럼프 당선인은 분노를 표현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보고서를 공개한 스미스 특검에 대해 “정신이 나갔다”며 “내가 압도적으로 이긴 선거 전에 자신의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지 못한 멍청한 검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미스 특검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및 기밀문서 유출·불법 보관 혐의 등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수사, 기소했다. 그러나 작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자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 불가 정책을 이유로 두 사건 모두 기소를 포기했다. 다만 스미스 특검은 방침에 따라 수사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과거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관계 의혹 폭로를 막으려 돈을 지급하고 관련 회계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법원은 아무런 처벌도 하지 않는 ‘무조건 석방’ 선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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