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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인증은 대학이 교육과정과 교수진, 실습시설 등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여건을 갖췄는지 교육부가 인정한 기관을 통해 심사하는 제도다. 의학·치의학·한의학·간호학처럼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 대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평가·인증을 의무화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은 약대가 교육부 인정 기관의 평가·인증을 받지 못하는 경우 교육부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처음 평가·인증을 받지 못하면 해당 학과 입학정원의 100% 범위에서 모집이 정지된다. 첫 불인증 후 인증을 재신청했음에도 평가·인증을 받지 못하거나 1년 이내에 인증을 재신청하지 않으면 학과 폐지 조치도 가능하다. 현행 시행령은 의대·치대·한의대·간호대 등에 대해서만 이러한 제재처분을 적용하는데 앞으로는 약대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평가·인증을 받지 못해 학생 모집이 제한된 사례도 있었다.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는 폐교 1년 전인 2017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인증에서 불인증 판정을 확정받았다. 이에 교육부는 서남대 의학 전공학과의 2018학년도 입학정원 49명 전원에 대해 모집정지 처분을 내렸다.
간호대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대원대 간호학과는 2023년 11월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불인증 판정을 받았고 이에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전면 중단됐다. 당시는 대원대는 수시전형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모집 중단 조치로 인해 수시 1차 합격자 154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등록이 불가하다”며 사실상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전국 37개 약대는 평가·인증이 의무화되기 전인 현재도 이미 한국약학교육평가원을 통해 평가·인증을 받고 있다. 2020년 개정된 약사법에 따라 5년의 유예기간 이후인 지난해부터 평가·인증을 받은 약대를 졸업해야 약사면허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는 약대가 평가·인증을 받지 않아도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다. 학생들만 불이익을 볼 우려가 있다. 학생들은 평가·인증을 받은 약대를 선별해 진학해야 약사 면허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평가·인증을 받지 못하는 약대가 나오는 경우 평가·인증을 정상적으로 받은 나머지 약대의 입학 경쟁률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앞으로는 약대도 불이익을 받을 근거가 생기면서 교육의 질 확보를 위한 책무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간 의대·치대·한의대·간호대 등과 달리 약대는 평가·인증을 받지 않아도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약대도 최대 학과 폐지까지 가능한 행정처분이 가능할 것”이라며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약대 교육의 질을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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