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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소득은 제자리, 대출은 3000만원↑…보금자리론 신혼부부 부담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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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10.13 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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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가구 평균 대출 2억4600만→2억7600만원…소득은 100만원 늘어
3억원 초과 대출 비중 45.1%…저소득 가구도 대출 규모 확대
보금자리론 금리 연 4.9~5.2%…신규 차주 원리금 부담 가중
박홍배 “첫 집 마련 넘어 안정적 상환 위한 지원제도 점검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보금자리론으로 첫 집을 마련한 신혼부부 김모씨는 월급날이면 대출 상환액부터 떼어놓고 남은 돈으로 한 달 살림을 계산한다. 관리비와 공과금, 식비를 빼고 나면 저축에 쓸 돈은 생각보다 적다. 이사 걱정 없이 살 집이 생긴 것은 반갑지만, 부부가 함께 벌어도 지출에는 신중해졌다. 김씨는 “집을 살 때는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만 따졌는데, 막상 갚기 시작하니 매달 남는 돈이 중요하더라”며 “집은 마련했지만 목돈을 다시 모으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마포구 주택가의 모습.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마포구 주택가의 모습.
첫 집 마련을 돕는 보금자리론을 이용한 신혼가구의 대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평균 소득은 거의 늘지 않았지만 빌리는 돈은 많아졌다. 신규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새로 보금자리론을 받을 신혼부부는 같은 금액을 빌려도 더 많은 원리금을 부담하게 됐다.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과 함께 신혼가구가 생활비와 저축 여력을 확보하면서 장기간 대출을 갚아나갈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는 과제가 떠오르고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보금자리론을 이용한 신혼가구의 평균 부부합산 연소득은 6000만원이었다. 2024년 5900만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다. 반면 건당 평균 대출액은 약 2억4600만원에서 2억7600만원으로 약 3000만원 늘었다. 소득이 1.7% 증가하는 동안 대출액은 12.1% 커졌다.

보금자리론은 주금공이 공급하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의 정책 주택담보대출이다. 일반적으로 6억원 이하 주택과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가구가 대상이며, 신혼가구는 자녀 수에 따라 소득 기준이 8500만원~1억원으로 완화된다. 대출한도는 일반 가구 3억6000만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4억2000만원이다. 대출받을 때 정해진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돼 장기간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런 정책대출을 이용하더라도 집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적지 않다. 신혼가구 이용자의 평균 담보주택 가격은 2024년 4억원에서 올해 4억3000만원으로 높아졌다. 평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65.3%에서 66.5%로 상승했다. 담보주택의 평균 가격뿐 아니라 대출을 활용한 비중도 커진 것이다. 3억원 초과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0.5%에서 45.1%로 늘었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구에서도 대출 규모가 커졌다. 부부합산 연소득 3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 신혼가구의 평균 대출액은 약 2억3400만원에서 2억6300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소득구간에서도 빌리는 돈이 늘어, 상환에 쓸 돈과 생활에 쓸 돈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다.

평균 대출액 상승에는 상대적으로 대출액이 큰 생애최초 구입자와 수도권 이용자 비중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 시기별 이용자 구성이 달라 개별 가구의 차입 증가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집을 살 당시의 상환 여력이 대출을 갚는 동안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금리는 고정돼 있어도 부부의 소득과 생활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대출받는 신혼부부는 높아진 금리에서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올라 연 4.9~5.2% 수준이 됐다. 규제지역 주택에는 0.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어 연 5.1~5.4%가 적용된다. 실제 금리는 상품과 만기, 우대금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차주의 금리가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신규 이용자는 같은 금액을 빌려도 더 많은 원리금을 부담하게 된다.

2억8000만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연 4%에서 월 상환액은 약 134만원이지만 연 5%에서는 약 150만원으로 늘어난다. 금리 1%포인트 차이로 매달 약 16만원, 연간 약 2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이 조건에서는 연소득 6000만원 가구의 세전 월소득 500만원 중 약 30%가 주택대출 상환에 들어간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심사에서 가능한 금액과 생활비·저축까지 고려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은 다를 수 있다”며 “최대 얼마를 빌릴 수 있는지보다 매달 원리금을 내고 얼마가 남는지를 기준으로 상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금공은 출산·휴직 등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보금자리론 이용자에게 신청과 심사를 거쳐 원금 상환을 일정 기간 미뤄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유예기간에도 이자는 내야 하고, 미룬 원금은 남은 대출기간에 나눠 갚아야 한다.

박홍배 의원은 “신혼부부의 소득은 제자리인데 내 집 마련을 위해 빌려야 하는 돈은 갈수록 늘고 있다”며 “보금자리론이 첫 집 마련의 문턱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에도 대출을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기존 지원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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