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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만 놓고 보면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매킬로이의 경기는 인내와 집중력의 연속이었다. 전날 밤부터 이어진 폭우 여파로 경기 시작이 지연됐고, 코스가 젖은 상태여서 평소보다 훨씬 길고 무겁게 변했다. 선수들은 긴 클럽을 반복해서 잡아야 했다.
경기 뒤 매킬로이는 “비 때문에 코스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페어웨이가 매우 젖어 있었고 코스가 정말 길게 플레이됐다. 다행히 그런 조건은 내 스타일에 잘 맞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볼은 잘 쳤고 좋은 샷도 충분히 많았다. 결과는 조금 아쉽지만 아직 3일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마지막 9번 홀이었다. 매킬로이는 17개 홀 동안 단 한 개의 버디도 잡지 못했다. 수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퍼트가 번번이 홀을 빗나갔다. 매킬로이는 이날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9번홀에서 마쳤다.
그는 “최근에 버디 하나 없이 라운드를 한 기억이 거의 없다”며 “7번과 8번 홀에서도 버디를 못 하면서 기회가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 홀에서 퍼트 하나가 들어간 게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마지막 9번 홀 두 번째 샷 상황도 쉽지 않았다. 공 앞에는 큰 나무가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다. TV 화면에서는 위기처럼 보였지만, 매킬로이는 특유의 높은 탄도를 앞세워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공이 나무를 넘길 수 있는 위치에만 있기를 바랐다”며 “190야드가 넘는 거리였는데 플라이어 라이였고, 강하게 9번 아이언을 쳤다. 나는 원래 볼을 높게 띄우는 샷에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긴 파 행진에도 매킬로이가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한 배경에는 퍼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매킬로이는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을 뿐 화가 나진 않았다”며 “라인을 잘못 읽은 게 문제였지 스트로크 자체는 좋았다. 전반에선 과하게 봤고, 이후엔 반대로 덜 봤다. 그래도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감을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버디 퍼트가 떨어진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 세리머니는 이날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4월 마스터스 우승 장면에서 봤던 환호와 비슷했지만 의미는 조금 달랐다.
매킬로이는 웃으며 “우승 때와는 다르다”며 “그냥 마지막에 하나 들어가 준 게 좋았다. 내일을 위한 흐름을 만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