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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오늘 단순화한다”며 “예외나 면제 없이 25%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는데, 이번에는 예외와 면제를 없애고, 알루미늄 관세를 25%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고관세 무역 상대국에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도 11~12일쯤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그 효력은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부터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국가를 가리지 않는 보편 관세 성격의 관세를 일부 품목에 도입함에 따라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조치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2025년 0.3~0.4%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관세 부과를 30일간 유예받은 캐나다·멕시코 제품에 대한 25% 관세까지 합치면 연 3.5%까지 훌쩍 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공개된 작년 12월 근원 PCE지수(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제외)는 2.8%로, 석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자들은 올해 말 2.5%, 내년 말 2.2%로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이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지난 5일 강연에서 “공급 측면의 혼란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코로나 사태를 예로 들며 “공급 측면의 혼란은 물가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치뱅크는 지난 1월에 이어 이달에도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노무라증권이 1회 인하를 이달 동결로 변경했다. 모건스탠리는 2회에서 1회로 낮추고, 6월쯤에나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 상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만큼 물가 상승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지 않는 한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힐 때까지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반면 유럽연합(EU)와 영국, 캐나다와 멕시코 등은 관세 부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지난달 30일 열린 올해 첫 통화정책이사회에서 예금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기준금리를 연 3.15%에서 2.90%로 각각 0.25%p 내렸다. 지난해 9월부터 네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해 총 125bp(1bp=0.01%포인트)를 내렸다. 캐나다은행과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각각 금리를 내리는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서두르며 관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는 이날 스페인 방송사 TVE와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위험과 별개로 미국 행정부의 정책은 분명히 엄청난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 시행이 공급충격을 일으켜 세계 경제 성장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