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혁신당 사무처 당직자들, 당무 거부 나선 이유

김응열 기자I 2025.01.08 20:01:56

당직자 전원, 당무 거부 동참…모든 당무 '올스톱'
당직자들 “허은아 대표, 사무총장·정무직 인선해야”
개혁신당, 정무직 대부분 공석…대변인단 전원 공석
허은아 “직접 만나서 대화하자…답 기다릴 것”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개혁신당 사무처 당직자들 전원이 오는 9일부터 당무 거부에 나선다. 허은아 대표가 사무총장 역할까지 수행하는 현 상태를 거부하며 공석인 정무직 당직자 인선을 마치고 당을 정상화해달라는 주장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사무처 당직자 12명은 8일 당 게시판에 성명서를 게재하며 “8일 이후로 모든 당무를 거부하고 출근 투쟁(준법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출근투쟁에는 사무처 모든 당직자가 동참했다. 출근은 하되 당무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무 거부 시에는 당원 소환, 당규 개정, 최고위회의 안건 상정, 홍보 업무 등 모든 당무가 중단된다. 사실상 당 마비인 셈이다.

이들은 사무총장과 정무직 인선을 먼저 촉구했다. 현재 개혁신당은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홍보부총장 등 중앙당 사무처 정무직 4개 모두 공석이다. 지난 7일 대변인단도 모두 사퇴했다.

사무처 당직자들은 “당 대표가 사무총장 업무를 대행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국무위원이 공석이란 이유로 장관 업무를 대통령이 대행하지 않듯 허은아 대표는 비상식적 결정을 중단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2 재보궐 선거와 조기대선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는 긴급한 상황에 사무총장의 부재는 그 자체만으로 당의 위기이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사무총장이 긴 시간 동안 공석으로 방치돼 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임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당 대표가 주관하는 부서장 회의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무처 당직자들은 “당 대표가 실·국장과 실무자를 상대로 당무 전반에 대해 직접 보고 받고 업무 지시와 결제가 이뤄진다면 이는 ‘사당화’의 전조라 할 수 있다”며 “사무총장이 주재하는 부서장 회의는 사무처 당직자들이 당무 수행을 함에 있어 다양한 의견을 가감 없이 풀어놓는 자리다. 당 대표가 사무총장 역할을 대신한다면 본래 취지와 달리 지시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간 개혁신당 당직자 노동조합이 허 대표에게 요구해온 당 방향성과 로드맵 제시도 요청했다. 사무처 당직자들은 “비전과 목표만 있을 뿐 전략 수립과 실행계획, 그에 따른 구체적 사업을 제시해달라”며 “당 세 확장과 견인을 위한 구체적 방향과 사업, 중장기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허 대표는 이러한 내용의 성명서를 확인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답변서는 준비돼 있다”며 “말이 왜곡되거나 와전되지 않도록 직접 만나 대화하자”고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제안했다.

허 대표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일단 사무처 당직자들의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내부 갈등은 지난해 12월 허 대표와 김철근 전 사무총장이 갈등을 빚다 김 전 사무총장이 직을 내려놓으며 본격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후 당 지도부는 비공개 최고위회의를 열며 당 수습 방안을 모색해왔으나 당 쇄신안에 관한 의견 차이 등으로 지도부 분열 조짐마저 나타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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