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8인 체제로 결론낼듯 …내부 치열한 법리싸움 예상
27일 기준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지 104일째를 맞았다.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중 최장 기록인 박근혜 전 대통령 기록(91일)을 훌쩍 넘어 최장 헌재 심리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 지난달 25일 마지막 변론 이후에 한 달 넘게 헌재가 거의 매일 비공개 평의를 열어 사건을 심리하고 있지만, 아직 사전에 선고일을 지정하는 고지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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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례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8명 재판관 전원이 인용 결정을 내려 파면이 결정됐다. 일부 재판관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수차례 평의 과정을 거쳐 견해차를 좁힌 탓에 재판관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 인용 정족수(6인 이상)를 채우지 못해 기각이 결정돼 직무에 복귀했다. 당시엔 헌재법 개정 의견으로 재판관들의 개별 의견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판관 9인 중 인용 3명, 기각 5명, 각하 1명으로 의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헌재 재판관은 8인으로 구성돼 있다. 헌재가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8인 체제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4월 18일에 임기가 종료되면 6인 체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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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헌재 재판관들이 주요 공직자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은 인용 4대 기각 4로 최종 기각이 결정됐다. 이 위원장의 경우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3인(문형배·이미선·정정미)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명했던 정계선 재판관도 인용 결정을 내렸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했던 정형식 재판관과 윤 정부에서 임명됐던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복형 재판관,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명한 조한창 재판관은 기각에 손을 들었다. 또 윤 정부 들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했던 김형두 재판관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선 헌재 선고와 함께 법조계와 정치권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 8인 체제에서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 등 3인은 진보 성향을,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결국 중도 또는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 정정미·김형두·김복형 재판관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윤 대통령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대통령 사건이라는 특수성, 국론 분열 수준의 정국이 펼쳐지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헌재가 최대한 법리 논리와 구성을 가다듬어 만장일치 의견을 도출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총리 탄핵심판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사건도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을 보면 윤 대통령 사건은 내부에서 치열한 법리 싸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절차적인 문제와 실질적인 증거 채택 여부, 형사재판과의 충돌 문제 등을 두고 격론이 벌어져 의견대립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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