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자영업자인 A씨는 1~2개월만에 수익률 2%를 올릴 수 있다는 은행직원의 권유에 작년 말 5000만원을 상장지수펀드(ETF)에 신탁형태로 투자했다. 하지만 가입 두어달만에 A씨는 1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투자위험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은 투자자 탓이라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레버리지 ETF 등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ETF 신탁을 판 은행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은행의 고위험 금전신탁상품 판매가 급증했다며 ‘주의’ 단계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다. 2012년 6월 소비자 경보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은행의 레버리지 등 고위험 ETF 신탁 월 평균 판매액은 637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그런데 금리인상과 무역전쟁 등으로 ETF의 기초지수인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은행이 주로 판매한 레버리지ETF 신탁은 코스피200지수 또는 코스닥150지수의 일간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해 지수가 1% 오르면 2% 수익을 낸다. 반대로 지수가 1% 하락하면 2% 손실이 나는 고위험 상품이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들은 은행이 투자위험이나 높은 수수료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감원은 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한 것 아니라는 입장이다.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판다는 이유로 예·적금처럼 생각해 원금손실 등 투자위험에 대한 직원의 설명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게 금감원 주장이다.
그러나 레버리지ETF신탁은 ’신탁‘이란 포장지를 씌웠을 뿐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서 거래되는 레버리지ETF와 차이가 없다. 오히려 선취수수료 1%를 물어야한다. HTS에서 거래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한 상품이지만 은행에선 이런 설명을 굳이 하지 않는다. 은행은 신탁을 통해서만 ETF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소비자경보에만 그쳐선 안 된단 지적이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보호원 원장은 “투자주의보 역시 금융사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감독당국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강조해 설명하지 않는 부분 등도 제대로 개선토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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