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동 정세에도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시장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전문가들은 UAE와 사우디가 석유 생산량 증가와 비석유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올해 상당한 성장세를 기록할 거로 예측했다. 이에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뿐 아니라 양국과의 국내 투자·협력 교류가 커지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양국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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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양국 자본시장을 활기를 띠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내놓은 세계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UAE의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가 1676억디르함(약 62조 1813억원)으로 전세계 10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UAE는 “중동에 외국인이 투자한 금액 100달러(약 13만 6000원) 중 37달러(약 5만 4000원)가 UAE에 유입됐다”며 “향후 6년간 1조 3000억디르함(약 482조 3130억원) 규모 FDI를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발표했다.
사우디에서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 사우디 자본시장청(CMA)은 최근 3개사의 사우디 증권거래소(타다울) IPO를 승인했다. PwC 중동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해 1분기에만 IPO를 통해 11억달러(약 1조 498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 여파로 나머지 중동 지역에서 기업들의 IPO가 하반기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고 규모도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거시경제 위험 증가에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안정세가 상당하기 때문에 올해 IPO 시장 분위기는 좋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양국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예컨대 캐나다는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자본 유치를 위해 양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물류기업 DHL 역시 중동에서 물류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양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5억7500만달러(약 7834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최근 UAE에 이어 사우디 관계자들이 잇따라 방한하면서 양국과 투자·협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양국 정부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한 사례도 점차 늘고 있어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양국이 자본시장에 아낌없는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안정적인 환경과 높은 회수 가능성,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매력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양국을 전략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