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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전차, 한국산 '심장' 달고 달린다…파워팩 양산 본격화

김관용 기자I 2025.01.23 16:25:13

SNT다이내믹스, 튀르키예行 파워팩 제조 한창
튀르키예, 국산 파워팩 단 알타이 전차 8월 전력화
HD 엔진과 SNT 변속기 조합 파워팩 첫 장착 사례
우리 군 K2전차 4차 양산분에도 국산 탑재 예정

[창원(경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산 K2전차의 튀르키예 버전인 ‘알타이’가 전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팩도 대한민국 제품을 채택하기로 한 가운데, 튀르키예행 파워팩 양산이 본격화됐다. 튀르키예 군은 올해 8월부터 알타이 전차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최근 찾은 SNT다이내믹스(003570) 생산 공장에는 튀르키예 알타이 전차에 탑재할 파워팩 준비가 한창이었다. 파워팩은 엔진·변속기·냉각장치를 패키지화한 것이다.

튀르키예는 지난 2008년 현대로템(064350)으로부터 K2전차 기술을 이전받아 자체 전차를 개발해왔다. 하지만 K2전차 파워팩 국산화가 지연되면서 튀르키예 역시 우리 육군과 마찬가지로 독일산 파워팩을 장착하려 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튀르키예 무기 수출을 거부하면서 전차 개발에 차질이 빚어졌다. 국내 시험평가가 중단된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의 1500마력급 전차용 엔진과 SNT다이내믹스의 자동변속기를 직접 들여오기로 한 이유다.

앞서 튀르키예 현지 제조사인 베메제(BMC)는 HD현대인프라코어와 알타이 전차 초도 물량을 위한 3131억원 규모의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SNT다이내믹스 역시 BMC와 27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더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추가 옵션구매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SNT다이내믹스 신뢰성 시험센터 1700마력 시험실에서 튀르키예 수출용 파워팩을 시험하고 있다.
알타이 전차 파워팩은 국산 엔진·변속기 조합에 튀르키예 산 냉각장치를 탑재한다. 시험평가 설비를 보유한 SNT다이내믹스가 엔진과 냉각장치를 가져와 조립해 성능시험을 한다. 이렇게 완성된 알타이 전차 파워팩 양산 1호기는 지난해 4월 튀르키예로 갔다. SNT다이내믹스를 방문했을 당시 ‘1700마력 동력장치 시험실’에는 양산 2호기 테스트가 막바지였다. 튀르키예에서 온 기술진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또 다른 생산 공장에선 파워팩 3호기에 탑재될 변속기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변속기 하나를 만드는데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되지만, 대량 생산체제가 갖춰지면 3일에 한 개꼴로 변속기 제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알타이 전차 초도물량이 250대 정도로 예상돼 SNT다이내믹스는 두 개의 변속기 생산시설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 곳인 성능시험을 위한 동력장치 시험실도 한 개 더 확보하기로 했다.

SNT대이내믹스가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신뢰성 시험센터 1700마력 동력장치 시험실에 K9자주포용 자동변속기(왼쪽부터), K2전차용 자동변속기, K2전차용 국산 파워팩 모형이 놓여 있다.
SNT다이내믹스 관계자는 “과거 국내 납품에 실패한 변속기는 일부 부품을 독일 업체에 용역을 줘 만들었지만, 8년여의 시간 동안 ‘강건 설계’와 변속제어장치(TCU) 등의 핵심 부품 국산화로 완전히 다른 변속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SNT다이내믹스의1500마력 자동변속기는 세계 최초 전진 6단, 후진 3단이다. 전진 5단, 후진 2단의 독일 제품보다 부드러운 변속을 지원해 주행 안정성과 연비 등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 K2전차는 먼저 개발에 성공한 엔진에 독일제 변속기를 달아 파워팩을 구성했다. K2전차에 탑재되기 전 튀르키예 수출에 성공한 국산 변속기는 시험평가를 다시 진행해 지난 해 10월 최종 개발 완료 승인을 받았다. K2전차 4차 양산분에 국산 변속기를 탑재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 K2전차 뿐만 아니라 폴란드 수출(K2PL) 버전에도 완전 국산화 된 파워팩 탑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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