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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배달앱 공약 낸 후보들..부실 공약에 '예언서'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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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0.04.14 18:57:49

①공공 배달앱 수수료,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세금투입 불가피)
②앱 기능 제대로 구현될까..‘혈세의민족’으로 전락 우려
배달비용 보조 나선 러시아 정부..직접 시장 개입하려는 한국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내일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공공 배달앱’을 만들겠다고 공약하면서 부실 공약이라는 비판이 크다.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간 합병 심사 와중에 배민이 수수료 정책을 바꾸려 하자(결국 철회했지만)불안감이 생긴 측면을 이해해도, 사업 전반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너도나도 세금으로 공공 배달앱을 만들겠다고 하자 혈세 낭비 우려가 제기된다.

▲민간 기업들의 배달앱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공공 배달앱 공약을 내건 후보는 문진석(천안갑)·김남국(안산단원을)·김두관(양산을)·박광온(수원정)·강득구(안양시만안구)·박수현(공주부여청양)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김광수(전주시갑) 무소속 후보, 조형철(전주시을)민생당 후보, 이혁재(세종시갑구)정의당 후보 등이다.

이미 광진구가 자체 앱 ‘광진 나루미’를 개발했고, 공공배달앱을 검토 중인 경기도와 익산시, 경북, 울산 울주군까지 합치면 우리나라에는 최소 10개가 넘는 공공 배달앱이 생긴다.

공공 배달앱이란 지자체가 세금을 들여 개발하는 앱이다. 정치인들은 국가가 나서 직접 운영에 개입하면 배달의민족보다 수수료나 광고료를 낮춰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IT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의 경우 국내외 배달앱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최저 수준이라는 점(공공 배달앱이 이보다 더 낮추려면 세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②나라장터를 통한 공공 배달앱 개발이 과거 전례에 비춰보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는 점(민간기업의 서비스 혁신을 쫓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등을 들어 공공 배달앱이 ‘혈세의 민족’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①공공 배달앱 수수료, 배민보다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의 배달 중개 수수료는 매출액의 6.8%이고, 앱 내 광고료는 건당 월 8만 8000원(부가세포함)이다. 즉 가게 사장님들은 고객이 배달의민족 앱 창을 통해 1만원 짜리 음식을 주문하면 680원(6.8%)을 내고, 배민 앱에 가게를 홍보하려면 광고비로 1달에 8만8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낸다.

정치권은 6.8% 수수료와 건당 8만8000원의 수수료가 비싸다며 수수료가 없거나 훨씬 낮은 공공 배달앱을 공약했다.

그런데 사실 배민의 수수료(6.8%)는 그럽허브(미국, 15%), 우버이츠(글로벌, 30%), 저스트잇(영국, 15~20%), 그랩푸드(동남아, 20~30%)는 물론 요기요(12.5%) 등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가게 등록이 가능하다(이 경우 전화주문만 가능).

광고료 역시 마찬가지다. 노웅래 의원이 낸 보도자료에서 G오리집은 2개월 동안 231만 원 정도를 낸 것으로 돼 있어 매출액의 31% 정도 차지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는 G오리집이 월 8만8000원 하는 광고를 여러번 진행했기 때문이다. 소위 깃발꽂기(가게 홍보를 위해 전단지를 자주 뿌리듯이 여러 차례 앱에 광고하는 것)를 한 셈이다.

수수료와 광고료가 더 저렴해진다면 좋겠지만, 소상공인들 중에서는 현재의 수수료·광고료가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Jeon Hyun Chel씨는 유튜브 댓글에서 “배달업 4년 차 사장인데 점심시간, 저녁시간, 야식시간에 전화가 미친듯이 올 때 배민앱을 쓰니 전화응대 인원 1명이 필요없더라. 요기요는 비싸지만 배달의민족 수수료는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든다. 광고료 역시 전단지와 책자 제작 비용을 생각하면 비싸지 않다”고 적었다.

배민이 나름 저렴한 수수료와 광고료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점유율 1위로서 규모의 경제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민과 경쟁할 공공 배달앱들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수수료와 광고료를 ‘제로’로 하면 운영비는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왜 내 세금이 다른 사람의 치킨 주문 배송을 보조하는 데 ‘지속적으로’ 쓰여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에프터모멘트 박창선 대표의 글 중 일부


②앱 기능 제대로 구현될까..‘혈세의민족’으로 전락 우려

배달앱의 경쟁력 중 하나는 여러 명이 동시에 주문을 넣어도 끊김이나 오차 없이 정확하게 가게에 전달돼 내 집으로 음식이 배달되느냐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IT 기술이 뒷받침돼 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는 ‘80문장으로 보는 공공배달앱의 흥망성쇠 예언서’라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브랜드디자인 회사 에프터모멘트 박창선 대표가 쓴 글이다.

그는 ▲나라장터 입찰부터 공무원의 갑질(최저가 낙찰·앱에 시정소식 포함 요구·공무원 동원 앱다운로드 운동·언론플레이· 권위적인 공무원의 태도와 인사이동)▲전문가를 가장한 자문위원의 무식한 간섭 ▲고객센터의 불친절 문제 ▲앱기능 장애(불편한 앱)와 수수료 지원 지연 ▲소상공인 등록의 어려움(서류 45개 요구)▲할인 쿠폰 경쟁에 뛰어든 공공 배달앱 ▲결국 추경예산 지원 등을 예상하며, 마지막 80문장에선 ‘0월0일부로 혈세의 민족 서비스를 종료합니다’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박 대표는 “눈물도 나고 묘하게 지난 추억도 떠오른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공공 배달앱 예상 기사도 있다. 앱 오픈 직후에는 ‘공공 배달앱 새로운 공정 시대 열어, 소상공인 생계 걱정 없게 할 것’이라는 기사가, 시간이 지나 문제점이 불거지면 ‘공공배달앱, 혈세낭비 논란’ 기사가, 중간에 ‘배달의민족 앱 디자인 표절 논란’ 기사가 나오고, 여론이 밀리자 지자체는 교수를 동원해 ‘공공배달앱 살아나나 마케팅의 승리인가?’의 칼럼을 싣는다.

거의 막바지에는 ‘소상공인, 공공 배달앱 사용 어려워’나 ‘껍데기만 남은 배달앱, 배달 시켜보니’ 기사 등의 기사가 쏟아진다. 이후 지자체는 모바일혁신개발부서를 신설하고 ‘민관 협력으로 공공앱 혁신 열 것’이라는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결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박 대표 말대로 이 글이 성지(예언서)가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 보면 준비 없는 정부의 포퓰리즘 시장 개입이 초래한 결과는 참혹했다.

배달비용 보조 나선 러시아 정부..직접 시장 개입하려는 한국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꺼리면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이 고통을 받으니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를 0%로 하는 공공 배달앱을 만들려는 정치인들이 많다.

상생의 측면에서 고민해볼 만한 주제다. 하지만, 국가(지자체)가 직접 배달플랫폼 시장에 들어와 서비스를 직접 하는 방법밖에 없을까.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통신사인 타스(TASS)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배달 비용의 부분적인 보조금 지급을 포함해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지원할 가능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코로나 확산 기간 중 중소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배달 비용을 정부가 부분적으로 보조해 주는 게 포함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국가의 재난시기 시장 개입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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