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6일 박종우 전 부총재보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통화정책·시장 담당 부총재보에 최 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이날부터 2029년 10월 25일까지 3년이다. 같은 날 방 국장을 통화정책국장에 보임하는 부서장 인사도 함께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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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재보는 한은 안에서 대표적인 ‘조사통’으로 꼽힌다. 1972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데이비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1월 한은에 입행해 경력 대부분을 조사국에서 쌓았다. 조사국에서는 물가동향팀장(2018년)과 동향분석팀장(2020년), 조사총괄팀장(2021년), 거시전망부장(2023년 2월)을 거쳐 2023년 3월 조사국장에 올랐다. 물가와 경기 흐름을 분석하고 성장·물가 전망을 총괄하는 자리를 차례로 맡은 셈이다.
2024년 2월부터는 통화정책국장으로 보임되면서 정책 실무를 이끌었다. 그의 재임 기간에 한은은 금리 인하와 인상 국면을 모두 거쳤다. 2024년 10월 인하로 방향을 틀어 2025년 5월 기준금리를 2.50%까지 내렸고, 올해 7월 16일에는 3년 6개월 만에 2.75%로 올렸다. 8월에도 한 차례 더 올려 기준금리는 3.00%가 됐다.
금융시장국 근무 경력이 없다는 점은 시장 담당 부총재보로서 앞으로 채워 나가야 할 부분이다. 다만, 최 신임 부총재보는 국장 시절 통화정책 소통 과정에서 항상 시장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던 것으로 전혀진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물가 전망과 통화정책 실무를 두루 거치며 쌓은 거시경제 판단력을 바탕으로 정책 판단과 시장 운영을 잇는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은측은 ”최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 및 실물·금융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풍부한 업무경험과 지식, 탁월한 분석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하에서도 총재를 충실히 보좌해 통화신용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적시에 효과적인 정책을 수행하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방홍기, 조사·국제협력·통화정책 두루 거쳐
새 통화정책국장으로 보임한 방홍기 국장은 간부가 되기 전부터 한은 내 대표적인 차세대 리더로 꼽혀 온 인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과 국제협력국, 통화정책국을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파견돼 정부 경제정책을 가까이서 다룬 경험도 있다.
2024년 7월엔 당시 2급으로 국제협력국장에 발탁됐으며, 1년 뒤인 지난해 7월 인사에서는 당시 만 50세의 나이로 초고속으로 1급으로 승진한 바 있다.
조사와 국제협력, 정부, 통화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이력은 지금의 통화정책 국면과 맞닿아 있다. 한은은 물가 압력에 대응해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높은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를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9월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각기 다른 이유로 주요국 장기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상황과 산업 구조 재편 등 국내외 변수를 함께 읽어야 하는 상황에서 국제협력과 정부 정책 공조 경험을 갖춘 방 국장을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임 국제협력국장에는 강남이 금융검사실장이, 새로운 금융검사실장엔 나승호 경제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보임됐다. 강 신임 국장은 국제협력국, 외자운용원 등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탁월한 업무역량과 기여도를 입증했으며, 나 신임 실장은 조사국, 금융시장국, 경제연구원 등에서 주로 근무하며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 업무를 수행했다는 게 한은측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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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와 이달 7일 단행된 수시 간부 인사를 관통하는 신현송 총재의 메시지는 ‘경계 허물기’와 ‘유기적인 공조’로 읽힌다. 신 총재는 지난 4월 21일 취임사에서 ”한은 안의 여러 부문이 경계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사연구와 정책이 서로 보완하며 함께 깊어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원칙을 내세웠다. 신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부서 간 운영이 칸막이 없이 수평적으로 이뤄졌던 경험을 소개한 뒤 이렇게 말했다. ”요즘처럼 국내 경제와 해외 경제, 국내 금융과 해외 금융, 환율, 채권 이런 모든 문제가 얽혀 있을 때 칸막이식의 운영은 부적절하다.“ 이어 ”부서 간에 칸막이를 좀 내려야 된다는 원칙하에서 경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7일 인사는 그 신호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재는 금융시장국과 통화정책국에서 시장 분석과 공개시장운영 실무를 맡아 온 최영주 금융시장국장을 국제금융·협력 담당 부총재보에 임명했다. 한은은 통화정책과 금융시장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국제금융 분야로 넓혀 대외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후임 금융시장국장에는 금융시장국 경험도 있지만, 금융안정국과 지속가능성장실 등에서 오래 일한 이대건 금융업무국 부국장을 앉혔다.
이번 인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통화정책 경험과 함께 전망과 분석을 오래 맡았던 최창호 부총재보에게 통화정책과 시장을 맡겼고, 조사·국제협력·통화정책 경험을 두루 갖춘 방 국장을 통화정책 실무 사령탑에 앉혔다. 신임 국제협력국장과 금융검사실장 역시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능력을 입증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조사 분석과 정책 결정, 국내 변수와 대외 변수를 따로 보지 않겠다는 신 총재의 구상이 인사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시 인사에서 집행간부와 부서장 자리에 공백이 없도록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점도 신 총재 취임 이후 이어지고 있는 기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