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당시 당 통합에 실패해 본선에서까지 영향을 받았다. 당내 경선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경쟁하는 도중 나왔던 대장동 이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의 본선 경쟁 과정에서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과반 득표를 이뤄내며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이 전 총리의 선거 결과 이의제기, 경선 과정에서의 내홍 여파로 좀처럼 통합 이미지를 구축하기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선 패배까지 이어진 탓에 당내 분열은 이 후보에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됐다.
현재까지는 압도적인 기세로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예상치 못할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민주당 경선 승리를 확정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대위 구성 관련 질문에 “당이 중심을 갖고 할 것”이라고 거리를 두면서도 “가급적이면 넓게 많은 사람이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락 연설에서도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며 통합 의지를 내비쳤고 이외에도 꾸준히 일 처리와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쓰겠단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미 내홍 관리를 위해 ‘비명 끌어안기’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총선에서 비명계 인사를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키며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지만 올해 초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박 전 의원을 찾아 사과하고 선대위에도 영입했다. 박 전 의원 이외에도 비명계 인사를 대거 선대위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과는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당내 경선 승리 직후 성장과통합 분열 관련 질문에 “비슷한 단체가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도 성장과통합과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성장과통합은 현재 내부 갈등뿐만 아니라 선거법 위반 소지 등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28일 성장과통합 관계자 7명을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고발했다.
현재까지 별다른 리스크가 두드러지지 않는 덕에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보내는 첫날 SK하이닉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방안을 점검하는 등 맘껏 ‘성장’ 의지를 강조했다. 경선 후 당내 갈등 봉합 급급했던 지난 대선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확정되면 토론회 등에서 또다른 리스크가 떠오를 가능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이 후보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던 대장동 이슈와 형수 욕설 파문 등이 그 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경선 최종 후보로 진출한 상황이다. 내달 3일 국민의힘은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하지만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낙연 전 총리, 대선 출마를 가시화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이슈가 남아 있다. 역대 최소 포인트(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2022년 대선의 악몽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 이 후보가 통합 행보를 강조하는 배경인 만큼 보수진영 후보 확정 전까지 통합 중심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선대위 구성 발표 때에도 정책보다는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는 인선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