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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율이 낮으면 통상 매출총이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매출총이익률은 제품 단계 수익성을 볼 수 있는 지표로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을 매출액에 견준 지표다. 실제 지난해 삼양식품 매출총익률은 41.9%로 농심(28.1%), 오뚜기(17.1%)보다 최대 2.5배로 높다. 매출총이익에 판매관리비까지 고려해 회사 전체 수익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영업이익단에서도 삼양식품은 두 회사를 압도한다. 삼양식품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9.9%로 오뚜기(6.3%)와 농심(4.7%)의 3.2배. 4.3배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오뚜기(7.4%→6.3%)와 농심(6.2%→4.7%)이 모두 영업이익률이 하락했지만, 삼양식품은 12.4%에서 19.9%로 높아졌다. 삼양식품 영업이익률은 담배회사 KT&G(033780)(20.1%)를 제외하면 일반 식품회사 중 ‘톱’이다.
삼양식품이 원가율을 낮추고 수익성면에서 오뚜기나 농심을 앞선 것은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덕분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해외 평균 소매가격(낱봉)은 1.35달러로 국내 소매가 0.7달러 2배 수준이다. 해외는 수출의 경우 물류비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것 외에도 소비자 물가를 의식한 당국 가격 관리 수준이 국내보다 덜한 데다 K푸드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높은 가격 판매가 가능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삼양식품이 77%로 농심(38%)과 오뚜기(10%)의 2배 및 8배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해서도 삼양식품은 68%에서 77%로 9%포인트 증가했지만, 농심과 오뚜기는 거의 변동이 없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마진이 높은 해외 수출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면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구축된 밀양 1공장 대량 생산라인 설비 효율성을 높인 것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밀양1공장 평균 가동률(공장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 비율)은 2023년 60.9%에서 지난해 82.8%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삼양식품 전체 생산설비 평균 가동율도 65.6%에서 71.2%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매출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대량 구매를 통한 원재료 단가도 낮출 수 있다.
삼양식품은 수익성이 좋다 보니 지난해 말 현금및 현금성자산이 3348억원으로 오뚜기(3307억원)과 농심(1409억원)보다 많다. 다만, 오뚜기는 라면이 포함되는 면제품류가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하는 종합식품기업이라 삼양식품과 다른 측면이 있다. 농심은 라면 매출이 전체 82%를 차지한다. 앞서 삼약식품은 적어도 올해는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단기적 가격 인상보다 해외시장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것이 소비자 신뢰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브랜드 입지를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농심은 지난 17일부터 신라면 가격을 1000원으로 다시 올렸다. 오뚜기도 다음달 1일부터 27개 라면 중 16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한다.